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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Apr 30. 2024

May Day


단층(斷層). 지각 변동의 하나로, 지층이나 암석이 변형되어 연속성이 파괴되는 현상. 또는 그러한 현상으로 나타난 지층을 말한다.


예전에 4.19를 의거로 부르느냐 혁명으로 부르느냐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4.19가 일어났지만 기본적으로 이전의 체제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는 이들은 의거라 했고, 4.19를 전후로 사회의 토대가 전적으로 변화하였다고 하는 이들은 혁명이라 불렀다.


각설. 혁명은 일종의 단층이다. 나는 개인이든 사회든 유의미한 변화와 발전이 있으려면 혁명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차례의 큰 단층을 경험해야 한다고 본다. 기존의 것을 거꾸로 뒤집어 볼 수 있어야 세상이 바로 보인다. 한번 크게 흔들어주어야 어긋난 것들이 제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우리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그 어떠한 단층도 경험하지 못했다. 사회는 더욱 썩어 가고, 그래서 단층을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악순환이다. 이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더 이상 좌고우면(左顧右眄)해서는 안 된다. 이리저리 생각만 하고 망설이다가는 노예꼴을 면치 못한다.


러시아 혁명 당시 볼셰비키는 의회인 두마duma선거에 반대했다. 이에 레닌은 보이콧 주장자들을 좌익소아병자라 비판하면서, "돼지 우리 안에서라도 우리는 싸워야 한다."라고 했다. 레닌의 지론은, 모든 억압받는 자들은 합법과 반합법, 비합법을 병행해서 투쟁해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2024년 지금 우리는 합법이든 반합법이든 비합법이든 투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하고 있다. 노동절이 "메이 데이"를 긴급히 타전하고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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