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단어 하고 일본 단어의 어순(語順)이 반대인 경우가 꽤 된다. 조선 시대에는 '호상(互相)'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상호(相互)'라고 한다. 참고로 지금도 북에서는 '호상'이라 한다. 나 어려서 국민학생 시절 종례 시간에 선생님이 간첩 식별법을 알려줬다. '호상'이라고 쓰는 자는 간첩이니 신고하라는 것이었다.
지하철의 꽃은 '환승(換乘)'이다. 노선을 바꾸어 탄다는 말이다. 갈아타기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승환(乘換)'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乗り換え다.
어느 노선을 타고 난 다음에 다른 노선으로 갈아탄다고 하는 게 합리적인지, 아니면 지금 타고 있는 노선보다는 앞으로 갈아타는 일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게 나은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