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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와 질료

by 진경환


무슨 앙상한 문법 같은 것을 주장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 다만 우리 때는 배웠든 아니든 자연스럽게 자음접변[자음동화]

을 적용해 소리를 냈었다.


오늘 뉴스를 들어보니 어느 기자가 '진료' 발음을 글자 그대로 한다. 우리는 '질료'라고 발음할 텐데, '진/료'라고 발음하는 것이다.


이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 특히 'ㄴ(ㄹ)-ㄹ(ㄴ)'이 연이어 있을 때 글자 그대로 소리를 냈다. '권력'을 글자 그대로 '권/력'으로 읽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궐력'으로 소리냈었다. '천리'를 '천/리'로, '논리'를 '논/리'로, '분류'를 '분/류'로 소리내는 것이다. 우리 때는(?) 철리, 롤리, 불류로 소리냈다.


오늘날 언중 다수가 그렇게 소리를 내니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발음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음접변[자음동화]을 적용해서 발음해야 하는지, 좀 헛갈린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도대체 왜 생겨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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