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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Nov 29. 2022

전업맘이지만 11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냈다.

둘째야 미안해.



“ 엄마랑 어린이집 가자.”

“ 두 시간만 선생님이랑 놀고 와!”



 3월생인 둘째는 새해 1월부터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다. 연고도 없는 곳에서 아이 둘을 독박 육아 하고 있었다. 나는 심신이 많이 지쳐 있었다.

https://brunch.co.kr/@6c99b1c6d708451/9

(전편 참고 : 9층이라서 다행이야.)



  첫째는 그렇게 끼고 살았는데 아이 둘을 혼자서 커버 하기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허리도 너무 아파서 물리치료도 받아야 했다. 무엇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나만의 시간도 필요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고 평판 좋던 아파트 일층에 어린이집 초인종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11개월인데 어린이집 다닐 수 있을까요?”

“아이고 어머니 어서 들어오세요.”



  동네에서 오며 가며 우리를 지켜봤던 선생님은 환한 웃음으로 맞이해주셨다. 친정 엄마 같았던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선생님은 상담 후에 내일부터 두 시간씩 오전에 데리고 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날 저녁 신랑에게는 통보를 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빴던 신랑은 알겠다고 하며 수긍을 했다. 다음날 이쁜 옷을 입혀서 이유식을 챙겨서 어린이집에 보내던 날을 잊지 못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그렇게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했다. 울지도 않고 보채지도 않았으며 엄마도 찾지 않고 잘 지내고 왔다. 영아반에는 우리 아이 한 명뿐이라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 한 명만 돌봐 주셨다. 그 뒤로 친구들이 두 명 더 와서 일 년 동안 3명의 친구들이 같이 생활을 했다.



  아직까지 그 세명중에 한 명 친구는 연락을 하고 지낸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과 우리 아이를 3년 동안 돌봐주셨던 선생님과도 지금도 연락을 한다. 둘째가 얼마큼 컸다고 말씀드리고 사진도 보내드린다. 중국으로 오기 전에도 연락드렸다. 어려웠을 때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갖고 있다. 둘째 아이에겐 미안 하지만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해서 눈치가 있다며 칭찬 아닌 칭찬을 해준다.






  엄마에게도 쉼이 필요하다. 육아로 지쳐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숨 쉴틈이 필요하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뻔한 말은 진리다.






사진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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