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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Dec 21. 2022

한국 가고 싶은 날

아파보니 알겠다


아파보니 알겠다.

한국이 최고였다는 걸.

엄마밥은 항상 먹고 싶다는 걸.



온몸이 너무 아파서 자면서도 숨은 쉬고 있는 거 맞지? 확인하면서 잤다. 숨 쉬는 걸 확인하고 쪽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났다.

코로나 누가 그냥 감기랬어? 독감보다 몸살은 더 심한 것 같다.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며 정신을 차린다.



신랑도 딸내미도 코로나로 아프다.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깐. 약은 먹여야 하니깐. 어찌어찌 아침을 차린다.

하지만 밥은 못하겠다. 재택근무인 신랑에게 빵식으로 아침을 차려 근무 하는 방으로 넣어준다. (옛다. 먹어라. 난 아파도 밥을 차려준다.)



애들도 식빵, 치즈, 과일을 주고 약을 먹어야 하니 나도 우걱우걱 먹는다. 진짜 우걱우걱. 맛도 없이. 그냥 먹어야 하니깐 빈속에 약을 먹으면 속에 뒤집어지니깐. 대충 먹고 약을 털어 넣는다.



바로 침대로 가서 누웠다.

나도 엄마 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켰는데

“사랑하는 엄마” 님에게서

영상통화가 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엄마 엉엉엉. 너무 아파. 엄마 보고 싶다 했는데 어찌 알고 전화했어?”

쫑알쫑알 떠드는 사이에 아이들도 옆으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궁금하니 할머니한테 인사를 한다. 폰을 뺏어서 자꾸 끼어든다. 한마디 했다.




우리 엄마야. 엄마 아프니깐 나도 엄마란 전화 할 거니깐 너네하고 싶은 거 해.



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다. 할머니랑 통화하게 내버려두어도 되는데 아프니깐 그냥 다 귀찮았다. 애들한테 나도 엄마가 있다는 듯이 저리 가라고 이야기를 해버렸다.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난다. 이것이 엄마의 힘이겠지?



엄마랑 한참 통화하니 한국이 더 가고 싶어졌다. 아플 때 엄마옆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 금방 나을 거 같은데. 여긴 배달할 곳도 없어서 다 해 먹어야 하니, 아프니깐 제일 문제다.



중국 오기 전에 엄마랑 갔던 단풍구경 여행




한국 가고 싶은 오늘 같은 날에 폰을 켜서 메모장을 연다. 한국 가면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본다.


1. 아이들이랑 편의점 털기

2. 제주도 여행 가기

3. 롯데월드 놀러 가기

4. 친정 식구들이랑 여행 가기

5. 맛있는 커피 원 없이 마시기


아이들이랑 하나씩 적었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적어봐야겠다.


이러면서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얼른 낫고 가야겠다. 우선 오늘밤에는 식구들이 편안한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문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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