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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Jan 30. 2023

당신의 주거 선택 기준은?

이사를 가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신랑이 중국에 와서 집을 구해서 산지 벌써 3년 차가 되어간다. 중국은 무조건 새 아파트에 살아야 한다. 아파트 자재가 훌륭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청소를 깨끗이 안 해서 기본적으로 5년만 지나면 집이 더럽다. 사람들이 대부분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다닌다.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우리가족은 경악을 했었다. 거실 대리석 타일 사이사이에 묵은 때가 너무 심했다. 가족 모두 청소를 한 달은 한 듯하다. 벌써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지어진 지 10년 가까이 되어 간다. 겉은 멀쩡 한듯 보이지만 집안은 많이 낡았다.



우리 집의 장점은 뷰가 끝내준다. 집 앞 공원이 조성된 지 10년이 지난 공원이라 나무들이 제법 크다. 한겨울인 지금 뷰도 봐줄 만하다.


거실뷰


밖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거실뷰에 혼자 중국에서외로움을 달랬다. 커피를 마시며 거실 밖 풍경을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운동을 해야 한다며 큰맘 먹고 장만한 실내 자전거도 멋진 뷰를 보며 타곤 했다. 하지만 너무 아파트가 오래되어서 낡아간다. 여기서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요즘 하루에도 열두 번 하는 고민이다. 중국의 주방은 현관문 앞에 있다. 음식을 거의 하지 않고 외식 문화가 발달했기에 주방을 현관문 옆에 그냥 거쳐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 하루 먹을 것만 장을 봐서 야채와 고기를 한꺼번에 볶아 먹는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가 냉장고도 엄청 작다. 우리 집이 좀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라서 더 그렇다. 주방이 너무 작고 수납도 최악이다. 현관문 앞에 있는 주방에 매일 들어가야 하는 나는 주방이 너무 싫다. 최근에 지은 아파트 들은 한국처럼 한가운데 주방이 있고 메인 거실이 있다. 새 아파트로 이사 가서 주방을 이쁘게 꾸미고 편리하게 살아야 할 것인가 아파트 뷰를 포기해야 할 것인가.



사실 오기 전부터 아파트에 쭉 살았지만 뷰가 좋은 곳에서는 처음 살아본다. 그전에는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밖을 안 보고 살았다. 하지만 뷰가 좋은 곳에서 살아보니 왜 사람들이 뷰가 좋은 아파트를 찾는지 알 것 같다. 중국에 와서는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고 1년 365일 뷰를 즐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오롯이 집안까지 느껴져서 참 좋다. 눈이 왔을 땐 눈 내리는 것을 집안에서 보고 한여름의 태양도 에어컨을 킨 집 안에서 느낄 수 있다.






요즘에 젊은 사람들은 편세권(편의점이 가까운 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자신의 편의에 따라 집을 구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국에서 아파트를 구하거나 집을 구할 때 직주근접이니 초품아이니 따져보고 구했던 기억이 있다. 집을 구하는 데 있어서 생긴 말들이 있다고 해서 정리해 봤다.



역세권 :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이용자가 거주하는 범위

먹세권 : 집 근처로 먹자골목이나 음식점, 분식점 등이 즐비해 있는 곳

스세권 : 스타벅스를 도보로 빨리 이용할 수 있는 곳

숲세권 : 숲이나 산이 가까이 있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

팍세권 : 공원이 가까이 있어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

몰세권 : 쇼핑몰이 가까이 있어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

도세권 :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

병세권 : 큰 종합 병원이 가까이 있어서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

맥세권 : 맥도널드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곳






오늘도 글을 쓰며 고민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3-4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이사를 가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누가 정답을 내려 줬으면 좋겠다. 신랑은 해외살이 월세집을 뭐 하러 그렇게 고민하냐고 하지만 집에서 가장 많이 생활하는 사람은 엄마이다. 그리고 집에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려면 가장 중요한 주거 조건이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도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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