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코스로 딱이야
한국에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글을 쓰지 못했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니 국제 학교 행사가 너무 많다.
한 명은 초등학생이고 한 명은 중학생이니 학교 행사를 각각 참여하느라 엄마는 한 명인데 두 탕을 뛰는 셈이었다.
각설하고 친정 식구들이랑 대전 근교 여행을 했었다. 대청호 오백 리 길이 산책 코스로 좋다고 해서 아침 일찍 나섰다. 걷기 좋게 데크가 깔려 있어서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서 산책이 가능했다. 언니 오빠와 놀고 싶다고 학교에 체험 학습을 낸 조카까지 아이들 셋과 엄마 아빠 그리고 신랑과 나는 같이 산책을 했다.
아이들의 발걸음은 항상 가볍다. 우리 집에선 몸이 무거운 나와 신랑이 문제이다. 아이들과 발맞추어 가고 싶지만 저만큼 달려가서 엄마를 부른다.
"엄마 여기에요 여기 사진 찍어주세요."
사진으로 아이들을 담는 시간은 나에게 힐링이다.
"엄마를 봐. 아이고 너무 이쁘다. 가만히 있어. 찍는다."
아직까지 사진을 찍는데 협조적인걸 보면 중학교 1학년인 첫째는 사춘기가 안 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쪼르륵 셋이 앉아서 사진을 찍어 달랜다. 그래, 뒷모습이 이쁘다.
애 셋을 데리고 다니니 지나가는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아이고 다복해라. 애가 세명이네. 엄마가 힘들겠어."
한 마디씩 하신다. 고만 고만한 아이들을 세명을 키운다고 생각하셨나 보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이 너무 이쁘다. 이곳에서 영화도 찍었었다고 영화 스폿도 있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하늘은 그림을 그려 놓은 듯했다.
한 시간 넘게 데크를 따라서 대청호를 구경할 수 있었다. 엄마 말로는 주말에는 줄지어서 사람들이 산책을 한다고 평일이라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하셨다. 사람들이 없으니 우리가 이곳을 전세 낸 기분이었다. 아이들은 중간중간 표지판도 읽어가며 재잘재잘 재미있게 다닌다.
일 년에 두세 번은 친정 식구들이랑 여행을 다녔었는데 이번에 일 년 반 만에 만났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니 좋아하셨다. 제일 맛있고 비싼 음식들로만 사주시려고 하셨고 아이들도 컸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를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했다.
자연은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분을 좋게 하고 자연을 느끼며 걸으면서 행복을 느낀다. 아이들도 중국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날려 버렸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