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손, 약손
찬바람 한 움큼 번진 저녁
찬물에 무를 씻다가
문득 빨개진 손끝을 본다
엄마 손도 이랬을까
매일 차가운 것들을 만지던 빨간 손이
누군가의 저녁을 데우고 있다
뜨끈한 뭇국이
너의 마음을 녹이면
빨개진 손끝에도 봄이 온다
부엌 창문 너머로
저녁 불빛들이
아롱아롱 켜진다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마시며
겨울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