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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Jun 28. 2023

'비혼 출산' 개념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

글쎄?

서구권의 경우 결혼하지 않은 상태, 즉 '사실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한다. 한 기사에 따르면 OECD 소속 국가의 경우 42%, 프랑스는 60%에 달하지만 한국의 경우엔 2%에 불과하다.

그런고로 저출산 문제 해결책의 '일환'으로 혼인하지 않은 가정이라 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한편으론 또 우뚱해진다.


과연 그런다고 애를 낳을까?


일전에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아이를 낳기 어려운 구조'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했는데, 실은 이미 그 차원을 넘어선 지 좀 됐다고 본다. 이 말인즉, 낳고 싶은데 못 낳겠다는 것을 초월하여 아예 애를 안 낳고 싶어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비혼 출산을 장려하면 출산율이 오를 것이라고? 뭐, 그런 의견이 있음을 인정은 하겠으나 그다지 효과적일 것 같지는 않다. 아니, 별로 효과 없을 것이다.


결혼은 단순히 의례에 머무르지 않는다. 결혼은 당사자 간의 사적 결합이 국가 제도 내로 편입됨을 의미한다. 즉 결혼함으로써 이에 따른 법적 권리(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여러 가지 있을 것이.)를 누리는 동시에 법적 책무 또한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혼은 이를 아예 거부하겠다는 개인 및 사회적 선언이다. 결혼 안 할 테니 이에 따른 권리도 책임도 마다하겠다는 것이 비혼이다. 더군다나 비혼의 원인이 단지 '법적 결합에 대한 거부감' 뿐만이 아니라 그냥 결혼 자체가 하기 싫고, 결혼으로 따라오는 여러 사항이 꺼려지는 것임을 고려하면 과연 비혼이 적극 인정되는 분위기라 해서 출산 욕구가 샘솟듯 할지, 그리하여 0명대로 진입한 출산율이 1명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나로서는 도저히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가 없다.


21세기 현재, 일반적으로 '아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연령'에 해당한다 간주되는 한국인의 대다수는 출산에 당위감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이에 별 흥미도 관심도 두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비혼 출산의 장려가 해결의 일환이라…글쎄, 별로 먹혀들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럴 바에야 되도 않는 출산 장려책에 줄줄 새어나갈 돈 쏟아붓지 말고, 그냥 한 명이라도 아이 낳는 집에 금전 지원을 최대한 해주는 게 나을 거다. 포퓰리즘이니 뭐니 하며 거품 물 사람들이 있겠지만, 여태 쓴 수백 조의 세금이 과연 효력을 나타냈는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그게 차선책이 아닐지?


재차 강조하건대,

이제 한국인은 애를 못 낳는 게 아니다. 안 낳고 싶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 장려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 링크 첨부 : 저출산이 현명한 판단의 결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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