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순 투성이인, 누적된 각종 폐단으로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이 '사회'가, 정작 이리도 멀쩡히 유지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에 휩싸이곤 했다.
그런데, 고민과는 달리 결론은 간단했다.
사회는, 제 삶이 얼마나 고달프건, 문제 투성이건, 누군가에게 부림을 당하고 심지어는 착취를 당하건 간에, 사회가 유지돼야 한다는 모든 이들의 신념으로 존속된다는 것,
아니,
어쩌면 사회에 대해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기로 한 이들에 의해 존속된다는 것,
이게 내가 도달한 결론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아무리 누군가가, 또는 어떤 집단에서 '말세' 타령을 한다 해도, 인간 사회가 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란 명쾌한 결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