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바, 겉으론 거기서 거기. 그런데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와인바. 겉으로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거 같다. SNS에는 맛집 정리글이 넘쳐나지만 와인바나 와인을 다루는 공간에 대한 정보는 의외로 얕다. 사진 몇 장, 분위기 몇 줄이 전부다. 정작 중요한 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와인바를 찾는다는 건 부동산 매물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눈에 들어오고, 알고 있어야 갈 만한 가치도 보인다. 그만큼 와인바는 단순히 “분위기 좋은 술집” 이상의 세계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테리어 잘 뽑고 와인 떼다 손님 잔에 따라주면 끝인거 같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매장 위치, 직원, 와인 조달, 마케팅, 영업 전략 같은 고민거리가 줄줄이 붙는다. ‘예쁘게 꾸민 와인집’만으로는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10년차 소믈리에가 본 현재 대한민국 와인바를 소비자를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SNS에 와인바 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곳 들이다. 용산, 마포, 성수, 종로 일대에 몰려 있다. MZ 세대와 외국인 거주자,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소위 핫플 상권이다. 인스타, 유튜브, 틱톡에선 느좋 맛집, 데이트 맛집으로 븐류된다. 여기서 와인은 주인공이 아니다. 예쁜 음식, 조명, 음악, 사진이 메인 요리다. 경험보다는 인증을 소비하러 오는 공간이다. 와인의 맛은 중타 이상이면 충분하고 심지어 이하여도 가격만 저렴하면 된다. 와인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러니 예산에서 벗어나면 과한 금액이다. 여기 말고 가야할 곳이 더 많으니까. 이들의 니즈에 진화하지 못하면 금세 사라진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손님들을 붙잡을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신사~청담 일대, 용산 한남동 상권이다. 최소한 식대 5만 원 이상,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여러 번 경험해본 소비자들이다. 다양한 해외 경험과 외식 수준으로 평가 기준이 중타 이상이다. 인테리어는 감성보다는 불편하지 않고 깨끗해야 한다. 다는 모르지만 일단 리스트를 꼼꼼히 읽어본다. 아는게 나오면 반갑다. 내가 하는 말에 서버가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최소 5년 정도의 경험이 있어야 물 흐르듯 스트레스 덜 받고 매장을 관리할 수 있다. 늘 새로운 와인과 음식을 제시해야 하고, 그게 항상 평균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레이더 차트가 모두 꼭짓점을 향해 달려야한다. 이 쪽도 포화 상태라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도 상향평준화 된다는 건 좋은 신호다.
온라인에서 검색하기 힘들다. 안 뜬다는게 아니다. 한 가지 키워드로 표현하기 어렵다. 어떻게 찾냐고? 와인에 좀 미치신거 같아보이는 분의 계정을 팔로우 하자. 파인 와인(Fine wine) 구력이 최소 3년은 되면 좋겠다. 그 분이 최근에 가는 와인바나 공간을 눈여겨 보자. 보통 스토리로 슬쩍슬쩍 올린다. 이런 소비자들에게 위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산골짜기가 아닌 이상. 술을 찾아다니며 마시는 사람들이다.
보통 두 부류로 갈린다. 훈수파와 덕후파. 훈수파는 예민해보이지만 츤데레인 경우가 많다. 잘 들어드려야 한다(과하면 귀를 닫..) 덕후파는 가족이다. 직원들의 행복과 안녕을 빌어주는 분들이다. 친하다고 절대 푸념하면 안 된다. 이 단계의 와인바는 업주가 경력 10년 이상은 돼야 고민할 만한 유형이다. 왜나면 이때부터는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브랜딩이 된다. 음식이 조금 아쉬워도, 거리가 좀 멀어도 된다. 와인 리스트가 방대하지 않아도 내가 마시고 싶은게 명확하고. 대화를 할 줄 아는 직원들. 뭐든 하나라도 맞으면 단점은 금세 흐려진다.
당신은 오늘 어느 와인바에 가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