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운동으로 다시 쓰는 삶

by 은파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인생에 시련이 찾아왔을 때, 우리 앞에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 시련에 갇혀 살거나..

그 시련으로 무너져 버리거나..

아니면 그것을 통해 더 강해지거나..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누구나 원점에서 시작합니다 】

- 원점은 끝이 아닌 시작 -


하루 10분 3번 걷기 - 항암 중

가족의 도움으로 팔 올리기 - 수술 후 4개월

맨몸 스쿼트 20번 해내기 - 방사치료 후 회복 기간

2분 연속 달리기 성공하기 - 치료 종료 후 10개월


저의 항암 과정 운동기록입니다.

항암 전에는 생활체육지도자(보디빌딩) 개인트레이너,

미국 컬리지 스포츠팀 팀닥터 인턴,

피트니스 대회 우승 등

수년동안 운동을 경력이 있던 저도

피해 갈 수 없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시기도 있었고

골반통증으로 걷기 조차 중단해야 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모두에게는

0부터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주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우리 몸은

새롭게 쓰일 준비를 하게 됩니다.


움직이고, 동작을 새로 익히고,

충분히 휴식하되, 멈추지만 않으면

분명 무너진 그곳에서

다시금 건강한 신체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원점인 그곳에서 내 몸의 지도를 새로 쓰는 것,

그것이 바로 운동입니다.




치료는 의사가, 회복은 내가 】

- 삶을 다시 설계하는 리셋버튼 -


의사의 치료는 생명을 살려줍니다.

하지만 운동은 삶을 되돌려줍니다.


항암・방사・수술・호르몬 치료는

우리 몸의 질서를 무너뜨립니다.

근육은 빠르게 줄고, 심장과 폐의 기능은 낮아지며,

신경은 둔해지고 호르몬의 균형은 깨집니다.


이 모든 변화를 부작용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이것을 "회복의 리셋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새롭게 프로그래밍되는 시기이자,

움직임을 다시 배우는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운동은 단순한 체력운동이 아니라

'삶을 다시 설계하는 리셋버튼'이 됩니다.


생활 속 움직임을 루틴 화해서

하나씩 나의 것으로 만드는 순간부터

회복은 시작됩니다.

여러분은 지금 바로 그 회복의 순간에 서 있습니다.


내가 회복의 주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면,

이제 그 첫걸음을 내딛을 시간입니다.




내 시간을 되찾을 시간 】

- 견디는 시간을 지나 선택의 시간으로 -


치료 중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계획에 따라 견디고 버티는 게 전부죠.

하지만 치료가 끝난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제 내 몸의 주체는 다시 내가 되어야 합니다.


운동은 내가 내 몸을 되찾기 위한 첫 회복의 과정입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무력감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지만,

운동은 그 무력감을 녹여버릴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운동을 시작한 그 순간

한없이 약해진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암 치료과정은 삶의 많은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지만

그 이후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모든 것을 빼앗길지라도

단 한 가지

나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큼은

빼앗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이제 막 홀로서기를 시작한 여러분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줄 것이며

'암 이후 멋진 삶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 두려움을 몰아내는 힘 】

- 생각의 늪에서 나를 건져 올려줄 밧줄 -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무엇이 가장 힘드셨나요?

저는 두려운 감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죽음의 공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상실감,

재발에 대한 불안함.

두려움의 얼굴은 너무나도 다양했습니다.

생각이 복잡해질수록 두려움은 더 깊게 밀려왔습니다.


두려움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면

그 두려움도 나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은

현실보다 더 큰 고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려움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파서 흘린 눈물보다

두려움에 흘린 눈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생각은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운동은 두려움을 잠재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두려움이 사라지고 나면,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용기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 잃어버린 삶의 리듬을 찾아 】

- 인생 프로그램을 다시 켜는 스위치 -


암 치료는 삶의 시간을 뒤흔듭니다.

모든 것이 병원 일정 중심으로 흘러가고,

항암치료 사이클에 맞춰 시간이 흘러갑니다.

약 복용과 치료 주기가 인생 시간표를 지배합니다.


이제는 인생 시간표를 다시 짤 때입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를 위한 시간,

그리고 그 시간에 운동을 추가해 보세요.

운동은 단순한 체육활동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다시 짜는 일입니다.

매일 차곡차곡 쌓인 그 시간이

잃어버린 시간의 주도권을

다시 나에게 돌려줄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10분 20분이

내 몸의 프로그램을 다시 켜는 스위치가 됩니다.


그 시간은 곧 나의 삶의 리듬이 되며,

내가 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상기시켜 줄 것입니다.




【 내 몸을 슬픔이 아닌 사랑으로 바꾸는 마법 】

- 어둠을 지나 가장 빛나는 작품이 될 당신 -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색은 변하고, 몸에는 흉터가 생겼습니다.

어딘가 통증이 있는 삶이 이상하지 않고

노화가 찾아온 외모와 몸의 기능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다시 쓰겠다고 마음먹은 날',

그때부터 나는 더 이상 나를

'슬픔'으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건강의 기준을 새롭게 세우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준,

강인함의 기준을 다르게 세우고나니

어쩌면 예전보다 더 멋진 나를 만들 수 있겠다는

설렘도 찾아왔습니다.


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행위가 곧

회복의 시작입니다.


운동은 나를 다시 선택하는 용기를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야말로

암 이후의 삶을 ‘다시 디자인’하는 시작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삶은,

가장 어두웠던 시간을 지나

가장 빛나는 시기를 그려낼 가장 멋진 작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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