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산다는 거
사람을 두고
“그릇이 크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도대체 어느 정도의 그릇일까 하고.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어도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
잘 알지 못했다.
내 담음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온도로 남는지
스스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한 마디씩 건네주었다.
나를 만나면 즐겁다고.
웃음이 난다고.
편안하다고.
해피바이러스 같다고.
보고 싶었다고.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알게 되었다.
아,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보고 있었구나 하고.
그렇게 거울 속의 나를
조용히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늘 못난이처럼만 보이던 내 얼굴이
요즘은 전보다 덜 밉다.
코가 마음에 안 들고,
이마가 마음에 안 들고,
수정하고 싶은 부분들만 보이던 내가
요즘은 한없이 예뻐 보이고
조금은 더 어려 보이기까지 한다.
마음이 달라져서일까.
힘든 고난이 지나고
조금은 안정을 찾았기 때문일까.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그릇이 큰지 작은지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고.
찻잔에는 허브차를 우리고,
국그릇에는 국을 담고,
접시에는 예쁜 과일을 담는다.
그릇마다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쓰임도 다르다.
중요한 건
얼마나 크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이느냐 아닐까.
사람도 그런 것 같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웃게 하는 그릇이고,
누군가는 조용히 곁을 지키는 그릇이고,
누군가는 따뜻한 위로를 담는 그릇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쓰임에 맞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국그릇일 수도 있고,
밥그릇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괜찮다.
그릇의 크기를 증명하며 사는 것보다
내가 가진 모양대로,
내가 담을 수 있는 온도로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