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가 있는 하루에

감동과 사랑

by 우산을 쓴 소녀


어릴 적 느꼈던 태양의 빛이 온 세상을 감싸는 진실함과 꿈틀대는 호기심이 진득하게 머무는 기분 좋은 날이었다.

선선한 바람과 하나가 된 듯한, 등 뒤로 살포시 다정한 손길로 다독이듯 밀어주는 감동이었다.

순간의 정적과 빛의 하모니, 깃털의 부드러움을 통해 밀려오는 깊고 맑은 에너지가 담겼다.



어딘가에 놓아둔 차가운 그림자 뒤로 따뜻한 빛이 퍼지는 현상을 바라보다 촛불에 관한 노랫말이 떠오르면,

손으로 전해오는 묵직한 울림과 설렘 가득한 떨림들을 기억하며 걷는다.


“너의 편지 너의 노래 너의 걸음 놓칠세라 난 얼른얼른 너의 뒤를 따라가 본다.

어둠조차도 아름답게 스미는 빛을 네가 사랑할 수 있도록 말이야. “


알록달록 호기심을 자극할 앙증맞아 보이는 음악들도 담아보고,

그 무지개 길을 따라 두 손 꼭 잡고 미소 띤 어린아이들의 뒷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이 세상 모든 것들을 깊이 담고 음미하며 취해보기도 하는, 어느 여행자의 밤처럼.

한 편의 흔적들을 작품으로 남길 것이다.


바람에 의해 소용돌이치는 물결마저 차분해 보이는 잔잔함으로 바뀌어가면,

굽은 등을 꼿꼿이 펴내고, 잔잔함 사이로 보이는 누군가의 의지와 작은 열정들을

주머니 속에 담아 기록하며 말이다.


창을 통한 반영의 빛이 물길을 따라 여행자 앞을 따르고, 그 빛을 동행자 삼아 걸어가는 길 위에

태양의 빛은 엄마 품속 살결 냄새와 닮아있음을 알아채고, 제 멋대로 불어오는 바람들에

파헤쳐진 듯한 물결의 반영 또한 그 무엇보다 정직한 자신임을 알아간다.


느껴지는 모든 것들에 깃든 불멸의 사랑을

그날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축복이었다.


바람마저 길벗이 되고, 구름조차도 우산이 되어 줄 수 있도록,

움트는 사소한 파동에도 태어나 처음 만난 선물처럼 웃게 해 준다는 약속을 그날 지켜내었다.


<2025.3.16. 봄이 오는 소리 그리고 움트는 사랑, 설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