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https://youtube.com/shorts/3I0o6Xv3A9g?si=iF7i2PUcxasSWLF7
수학 공식처럼 딱 맞아떨어지지 않지만
풀이 과정 없이
늘 정답만 먼저 생각해 온
내 인생의 성적표는 언제나 엉망이었지
삶의 해답은
언제나 공식 밖에서 일어났지
감정은 계산할 수 없는 변수,
덧셈과 뺄셈처럼 단순하지 않은 마음들
너와 나의 관계는
해(解,solution)가 존재하지 않는 방정식
과정을 생략해 온 하루하루는
여백만 남기고 사라졌지
너의 마음을 인수분해 하려고
며칠 밤을 끙끙 앓았던가
곱셈은 빠르게 관계를 키워왔지만
나눗셈은 늘 여운만 남겼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원주율처럼
너의 주위를 맴돌며
끊임없이 미분으로 저며온 가슴,
적분으로 쌓은 슬픔의 조각들
서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우리의 사랑이 허수가 되지 않기 위해
조건에 따라 바뀌는 절댓값 함수처럼
방향만 바꾼 채 서로를 드러냈지
미지수로 남은 너는 X
상관관계를 찾으려는 나는 Y
기울기 없이 평행으로 달리는 두 직선이 되어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었지
시작노트: 정답 없는 수학공식
「정답 없는 수학 공식」은 차가운 이성과 논리의 상징인 '수학'을 빌려, 따뜻하고 불확실한 인간의 내면을 직조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수학의 용어들을 시적 언어로 전환하여, 감정과 사랑의 복잡함, 오차와 여운, 그리고 결국은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는 인연을 섬세하게 그려내고자 한 작품입니다.
. “정답만 먼저 생각해 온 / 내 인생의 성적표는 언제나 엉망이었지”라는 고백은, 공식 없이 살아온 수많은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곱셈처럼 급격히 가까워졌다가, 나눗셈처럼 서서히 여운만을 남기며 멀어지는 관계들.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한 끝에, 결국 우리는 “기울기 없는 평행선”이 되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가게 되죠.
이 시는 단지 ‘관계의 실패’에 관한 탄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답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과정의 아름다움’과 ‘해답 바깥의 진실’을 깨닫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에 구절에서 “미지수로 남은 너는 X / 나는 Y”라는 표현은, 우리 모두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 속을 살아가는 '미지수'일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2025.05.08.시:김승하/kimseo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