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늘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주는 데도 후기

by 배중굥

늘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주는 데도 후기


성해나 님의 또 다른 책 <늘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주는 데도>를 읽어보았다. 이 책에는 짧은 단편 한 작품과 작가님의 경주 후기, 인터뷰 등이 담겨 있다.


단편의 제목은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이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재서는 건축학과 학생으로,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부족하고 끊임없이 자아를 의심하는 학생이다. 반면 같은 과 학생 이본은 어딘가 자신감이 넘치고, 편입생임에도 건축에 비상한 모습을 보인다.


두 사람은 재수탱이 대머리 교수, 일명 ‘문라이트’ 문교수에게 경주로 가서 오래된 고택을 리모델링하라는 공동 과제를 받게 된다. 그곳에서 여러 사건과 관계들 속에서 건축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더 넘어서는 인간 존재 방식에 대해 배우게 된다.


성해나 작가님의 작품들을 계속 읽다 보니, 인간의 양면성과 입체성, 그리고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일관되게 느껴진다.
<혼모노>에서 태극부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했고, <두고 온 여름>에서 기하와 재하가 같은 여름을 서로 다른 온도로 기억하는 장면도 그랬다. 이 작품에서도 학생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문교수를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지며, 고택의 주인 정연과 이웃 사이의 오해 역시 조금씩 풀려간다.


책 말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건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도, 연필을 잡고 있는 한 무엇이든 만들어졌다고, 가늘지만 끊기지 않는 선을 잇고 잇다 보면 언젠가 둥근 선이 되노라고".


이 문장을 읽으며 삶을 떠올렸다.

우리에게도 수많은 선들이 각기 다른 이름의 숙제로 던져진다.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하지만 그 선들을 하나씩 잇고, 또 잇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들 역시 하나의 동그라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완벽한 답을 내지 못하더라도, 연필을 내려놓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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