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게임에서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게임은 언제나 지금을 살아가는 매체다. 우리는 게임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계획할 수 있지만, 그 모든 행동은 결국 지금 이 순간에 이루어진다. 이것은 실존주의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존재는 언제나 지금에 머무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이 ‘지금’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그는 ‘존재는 언제나 현재 안에서만 드러난다’고 말하며, 우리의 경험이 언제나 현재의 순간을 중심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할 때 과거의 기록을 기억하고,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지만, 그 모든 선택과 행동은 지금 이 순간에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하데스"는 유저가 끊임없이 죽음을 반복하면서도 매번 지금 이 순간의 결정을 통해 점점 더 깊이 나아가는 구조를 가진다. 매번 죽고 다시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저는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이는 단지 게임의 난이도 조절이 아니라, 실존적 현재의 체험이다.
죽음과 재시작의 반복 속에서 유저가 끊임없이 현재의 결단을 내리게 만든다. 과거의 실패와 미래의 목표가 있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이 순간, 유저는 단순히 기계적인 반복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매 순간 새롭게 정의하는 주체로 변모한다.
그러나 모든 게임이 단순히 지금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게임은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 유저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경험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서사적 장치가 아니라, 존재의 다층성을 탐구하는 실존적 실험이다.
예를 들어, 1995년 스퀘어가 제작한 크루노 트리거는 시간 여행을 통해 유저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자신의 선택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하게 만든다. 그는 단순히 현재의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실수를 되돌리거나, 미래의 비극을 막기 위해 현재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이 순간, 유저는 단순한 지금을 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는 주체로 변모한다.
또한, 더 포가튼 시티는 끊임없이 시간을 되돌리는 구조를 통해, 유저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적으로 수정하며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다층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이 게임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고리를 풀어가는 실존적 탐험이다.
게임 속 시간은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선택이 쌓이는 순간의 축적이다. 단지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아니라, 유저가 경험하는 시간의 밀도와 관련이 있다. 실존주의는 이 점에서 시간의 질적 경험을 강조한다. 단순히 과거에서 미래로 직선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각 순간이 얼마나 깊이 체험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러시의 게임 패솔로직2는 시간의 흐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유저의 선택에 따라 실제로 변화하는 구조를 가진다. 유저는 끊임없이 시간의 압박을 느끼며, 매 순간이 생존과 죽음을 가르는 중요한 결정이 된다.
시간은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죽음의 무게를 지닌 채 쌓여간다. 유저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누구를 도울지, 누구를 버릴지를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이 세계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그 결과, 하나의 실수도 되돌릴 수 없는 실존적 긴장이 게임의 핵심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게임이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게임은 시간을 멈춘 상태로, 또는 끊임없이 반복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퍼즐이나 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지속성과 단절을 묻는 철학적 실험이다.
예를 들어, "아우터 와일즈"는 22분의 시간 루프를 반복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유저는 매번 같은 행성을 탐험하고, 같은 사건을 반복해서 경험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점점 더 깊은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그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게임은 단순한 타임 루프가 아니라, 기억의 축적과 실존적 성장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게임 속 시간은 단순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의 결과가 쌓이는 공간이며, 기억이 축적되는 장소이며, 현재의 결단이 미래를 결정하는 무대다. 시간은 단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존재의 의미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게임 속 시간은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실존적 감각을 일깨우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지금 여기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 순간이 모여, 우리는 단순한 유저가 아니라, 자기 존재를 끊임없이 재해석하는 실존적 주체로 변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