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 나서 자신의 얼굴을 보면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거울로 보는 얼굴과 사진 속 얼굴이 다르게 느껴지고, 영상으로 찍힌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 저게 정말 내 목소리인가 싶어진다. 이것을 단순히 카메라 각도나 조명의 문제로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어색함은 훨씬 깊은 곳에서 온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은 눈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자기 자신을 처리하는 방식의 문제다.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타인을 인식하는 것과 신경학적으로 다른 과정을 거친다.
뇌에는 자기 관련 정보를 처리하는 데 특히 활발하게 관여하는 영역들이 있다. 내측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 후측 대상피질(posterior cingulate cortex), 쐐기앞소엽(precuneus) 등이 포함된 이 네트워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거나, 자신의 감정과 특성을 평가하거나, 자신의 미래를 상상할 때 활성화된다. 타인을 생각할 때도 이 영역들이 관여하지만, 자기 자신을 처리할 때는 그 활성화 패턴이 다르다. 자기 인식은 뇌에게 특별한 처리 과정이다.
그런데 이 처리 과정에는 중요한 특성이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은 실시간의 객관적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축적된 자기 개념(self-concept)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기 개념이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신념의 집합인데, 이것은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의 반응, 반복된 경험, 내면화된 평가들을 통해 형성된다. 뇌는 새로운 자기 관련 정보를 처리할 때 이 기존의 자기 개념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지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생각해보면, 꽤 많은 것들이 설명된다. 오랫동안 자신이 부족하거나 매력 없는 사람이라는 자기 개념을 가져온 사람은, 거울을 볼 때도 그 개념에 맞는 부분을 더 크게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칭찬을 들어도 그것이 자기 개념과 맞지 않기 때문에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반대로 작은 비판은 기존의 자기 개념을 확인해주는 증거로 쉽게 흡수된다. 자기 자신을 보는 눈이 이미 특정한 방향으로 조율되어 있는 것이다.
거울 앞에서의 경험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거울로 보는 자신의 얼굴은 좌우가 반전된 이미지인데, 우리가 매일 보는 것이 이 반전된 얼굴이다. 반면 사진이나 영상 속의 얼굴은 타인이 보는 그대로의 얼굴이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인데, 여기에 자기 개념의 필터까지 더해지면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는 거울을 보면서도 사실은 자기 개념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얼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성격을 어떻게 보는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자신이 관계 안에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인식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지각의 왜곡은 거짓말을 한다거나 착각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뇌가 자기 자신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에 편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편향의 방향은 대체로 어린 시절 형성된 자기 개념이 결정한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는 것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자기 관찰 자체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 보는 주체와 보이는 대상이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한 외부 시점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뒷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것처럼, 자기 자신의 전체를 동시에 볼 수 없다. 그래서 자기 인식은 항상 부분적이고, 항상 어떤 각도에서 본 것이며, 항상 현재의 감정 상태와 기존의 자기 개념에 의해 채색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완벽하게 객관적인 자기 인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 솔직한 시작이다. 그 위에서, 지금 내가 나를 보는 방식이 사실인지 아니면 오래된 자기 개념의 반영인지를 조금씩 구별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누군가 나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했을 때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불편함이 그 말이 거짓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 자기 개념과 충돌하기 때문인지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 그 작은 질문이 오랫동안 고정되어 있던 자기 인식의 틀을 조금씩 느슨하게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평생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만 본다. 그리고 그 거울은 언제나 조금씩 휘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