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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쪽이 선명하다

by 은월 김혜숙

한없이 긴 여행을 한다
귓가에 맺히는 숨소리 하나에도
가능하지 않은 미련들이 쌓여
갈림길로 나눠지면서 파열음이 나고
그것을 모아 음성으로 흘려 내어
물가나 산기슭이나 강마루에
바람이 휙 몰아서 불어오면
시아에 비추는 것들이 한꺼번에
확장된다
.
그러니 잡다한 것들에 얽매여
지내 온 것이 어리석게 되는
마음 크기가 풍만해지고
선명하게 확신을 건져내는 것
삶이 얹어 주는 기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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