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

by 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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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잎을 갉아 온몸에 색을 두르고

근육을 키우듯 쉼 없는 축척을 해 갔다

한때는 싹을 틔운 잎사귀에 감사하고

한때는 지극으로 정성을 쏟아주는 손길에

마음으로 한없이 고마움이 가득하다

한 번씩 뒤적뒤적 살펴주며 솎아주는

주변 환경에 기대어 특별한 키움에

디딤돌을 디뎌 보는 맺음도 소중한 계절들

때를 맞은 잠복기는 다가오고

명주실의 향기가 온몸에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실오라기를 뽑아내기 위한

전신에는 조금씩 신호기가 울린다

돌아오는 계절엔 실크로드를 걸어

옷 한 벌 제대로 지어낼 마음가짐에

잠복기가 다가오는 동면을 준비하며

누에고치가 되는 일은 하루도 게으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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