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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전설

by 은월 김혜숙


밭이랑을 따라

흙을 고르다 얼었던 땅에

알토랑 같은 감자가 걸려 있다

.

땅끝마을 언덕 황토밭

감자 꽃이 피면 남몰래 흘린

눈물을 치마폭에 감추었다고

.

아들 못 낳아

쫓겨나 헛간에서 잠든 여인

새벽녘에 일어나 굶주린 배를

쥐고 감자밭에 앉아 베어 문 감자

혀가 아려 울다 울다 통곡 소리 죽였다고

.

땅끝마을 봄이 오면 그때처럼

황토밭 언덕에 찬 서리 맞은

소박데기 감자 꽃

.

어느새 보지 않아도 되는

눈과 귀가 기억하고 눈물 한 소쿰

콧등 치는 퀭한 땅끝마을

감자 꽃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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