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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피는 날

by 은월 김혜숙

어느 동산 하얀 집 그늘 막 아래서

난 함박웃음을 지우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해맑은 그의 웃음소리는 달고

향긋하기까지 따스한 마음

부산스레 요동치는 그리움을

낳고 간지 오래 세월고개 넘실넘실

.

사랑은 그렇게 희미한 체

하얀 꽃 날려 하늘가에

수를 놓으며 훠이얼 갔다가

기다림이란 그리 오래지 않은

가슴에 하얀 꽃잎 편지를 띄워

활짝 피어 든다

사랑

아파도 사랑

아름다움의 향내를 피워도 사랑

그 사랑의 배꽃 피는 언덕 위에

하얗게 손짓하는 희뿌연 사랑이

저만치 하얗게 하얗게 와서

곤한 가슴에 살며시 찾아와 잠드는

배꽃언덕 하얀 집 깊은 기도의 응답이 있다


#은월 1시집
#어쩌자고 꽃 -34p
#도서출판 움(02-997-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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