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쪽 날개

by 은월 김혜숙

병실 밖은 온통 화사다

엄살 부리며 몸부림친

날 비웃듯 나의 목에 앉아있던

나비 날개 한쪽이 떨어졌다

.

어둡고 비좁은

터널 밖으로 내미는

심장 하나 선혈이 자욱하고

.

신의 특명을 받고 그날

세상에 꽃으로 태어나야 하는

운명처럼 장미는 온통 피었다

.

해마다 내 갑상선에 살던

나비는 장미 정원에서

한쪽 날개 퍼덕이며 남은 생 산다

.

< 한쪽 날개ㅡ은월 >


* 오래전 이때쯤 난 원자력병원에서

갑상선 암 한쪽 날개만 떼고 지금까지 암과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192150122_3613813045511304_7511808054899107930_n.jpg
188826560_3613813182177957_6127754154761405704_n.jpg
187549823_3613813142177961_7443976842110198953_n.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