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어찌 가려고

by 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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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님들께 한편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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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따뜻할 때 발걸음 하시던지
아직 새싹도 고개 안 들었는데
꽃이라도 피면 그 꽃 한 번 더 보셨다면
이 추운 엄동설한에 급하기도 하시네

얼굴도 익히지 못한 꽃들이
가시는 길이 안타까워
입술 깨물고 싹눈 못 뜨고
아린 속에 물기만 꿈틀대는 나무
땅 안에서 축축한 습기
풀숲에서 무섭게 앙 다문 입
세상 미련에 숨 쉬는 자만 슬프고
가버린 이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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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추위에 어찌 가려고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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