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그답지 않게
소임을 못 하더니 계절은
서로 문지방에서 맞닿고
.
땅 아래 세상의 음모로
깊숙한 사투가 벌어지기
시작한 치열한 들끓음과
용트림이 시작되다
.
수많은 군상이 부화하여
세상에 튀어나오기 시작할 때
태양은 그 두꺼운 손으로
토닥이며 천천히 천천히
중재에 들어가고
우리도 또한 오므린 온몸을
사르르 펴 해동이 되겠지
.
봄이 세상을 답게 만드는
완벽해지는 순간이 곧
시작되면 우리도 새 옷 한 벌
마련하여 새로 태어나면 좋겠지
그러면 좋겠지
.
[봄을 기다리며]- 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