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by 은월 김혜숙

겨울이 그답지 않게

소임을 못 하더니 계절은

서로 문지방에서 맞닿고

.

땅 아래 세상의 음모로

깊숙한 사투가 벌어지기

시작한 치열한 들끓음과

용트림이 시작되다

.

수많은 군상이 부화하여

세상에 튀어나오기 시작할 때

태양은 그 두꺼운 손으로

토닥이며 천천히 천천히

중재에 들어가고

우리도 또한 오므린 온몸을

사르르 펴 해동이 되겠지

.

봄이 세상을 답게 만드는

완벽해지는 순간이 곧

시작되면 우리도 새 옷 한 벌

마련하여 새로 태어나면 좋겠지

그러면 좋겠지

.

[봄을 기다리며]-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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