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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봄과 나

by 은월 김혜숙

내 안에 담아두던 것을

한둘 흘려 흔적을 남기다

그것이 서툴다는 것을 알고

다시 조각을 다듬고

모아 두렵게 부끄럽게

이곳저곳에 겨우내 헐벗은

나무에 조심히 아주 조심스레

알을 슬어 놓아 보듯 종균을 심고

날이 풀리고 공연이 시작되면

난 두 손을 얼굴에 싸고 한 개씩

펴가며 세상의 얼굴을 볼 것 같다

.

[그 봄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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