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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by 은월 김혜숙




아파트 현관문이 무심하게
열리고 택배상자 들고
말없는 바쁜 걸음은
각 집마다 던져두고 가는 하루

열린 문틈으로 이른 봄

바람이 무심하게 드나들더니
운동 나가는 사람들이 아직 두터운 옷과

눌러 쓴 챙모자를 쓰거나
강아지를 앞세워 뛰어나간다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세상 평화로운 날이
무심하게 홀가분한 한낮과
저녁을 맞이하고
터질 듯 가득 채워둔 하루
가뿐하게
시원하게
하루 해가 아차산 어느 곳 무심하게

엄마 약수터 안에 마음치료제를 한병씩

들고 내려온다


ㅡㅡㅡㅡ


*아차산 엄마약수터ㅡ경기도 구리시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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