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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땀때문에 티셔츠 네번 갈아 입은 사람

by 은월 김혜숙

열대아로 연일 에어컨 돌리고

매미는 칠년을 기다린 만큼

목청에 마지막 핏대를 올리는데


아파트 칸마다 보이는 택배

더위에 지쳐 한여름 한증막찜질에

네 번을 티셔츠를 벗었다는 사람과의 대화


엘리베이터에서 혀 끌끌대는

소리에 각 집마다 상자 하나씩

끌어 안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


아니ㅡ 이 땡볕 한증막 찌는 날

철없는 자목련 꽃이 또 폈다

툭 떨어지는 건 뭘까


택배 차는 나가고

꽃은 바닥에 누워 한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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