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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월 김혜숙 Oct 28. 2024

깊어지고 깊어가는

깊어 가는 계절 단계를 높이는 단풍 

앞산 오색 나무 사이로 바삐 오가는 능선 따라 

앞다투어 산과 들은 색 색 잔치 중이다 


검불이 햇살을 등에 업고 피어나 

살며시 다리를 가지런히 접고 

얼굴을 올려 생각에 잠긴 날

 

앞마당에 매어둔 집 지키는 

개는 귀가하지 않은 식구를 

기다리며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설문 밖을 내다보며 한 번씩 짖으면      


바람이 젖혀주는 방문 열리고 

문과 문 사이로 보이는 인기척 

.

저녁나절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따라  

마을이 온통 가을로 끝없이 올라가는 

산등성은 불타다 끝내 저 혼자 겨운 

찬바람과 냉서리에 지치고 마는

내 청춘이 피어오를 때 


꼭 그때처럼 붉다가 붉다가 붉히고만 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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