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by 은월 김혜숙

무심히 흘러가는 날들,
손끝에 닿은 시간은
잠시 매만지다 사라져도

어느 순간,
그 무심함 속에 정성의 빛이 깃들어
조용히 길러냈다.

현실은 때로 무료하고,
끝없이 지루하며,
무너지는 좌절의 벽 앞에 서게 하지만

그 벽마저
한 줌 흙이 되어
새로운 뿌리를 감싸는 날,

못내 힘겹게 인내한 느즈막
정원의 활짝 핀 채송화로
마침내 알게 되었다

삶은 기다림의 그릇 속에서
준비된 자만이
자신의 때를 맞이한다는 것을.



[채송화 ] ㅡ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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