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를 기다리며

by 은월 김혜숙


남녘에서부터 봄소식이

오고 도심의 아파트화단엔

부풀린 목련의 몽우리가

봄의 전령사를 불러들이는데

바람이 살을 에이는

꽃을 시샘하는 기운

어김없는 계절은 온 것

돌 틈과 잔디에 돌나물과

어린 쑥이 아리디 애린 싹을

내밀고 어깨를 잔뜩 접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쑥과 돌나물의 싹틈이 보였다

그러게 ㅡ

봄은 희망

척박한 땅에서도 견뎌내는

열악한 삶일지언정

희망이 싹트는 걸

보려는 봄


[개화를 기다리며]-은월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건들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