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 균열
“지민 씨”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크게 놀라며 옆을 봤다.
마우스를 쥐고 있는 손이 책상에서 떨어졌다가 부딪히면서 들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정광호 대리가 어느새 옆에 서있었다.
“놀고 있었구만?”
“아.. 잠깐 대화를..”
“빠졌네”
잠깐 대화를 하고 있었다고 이어서 설명하려고 했지만,
고개를 저으면서 말하는 목소리에 내 목소리가 묻혔다.
이어서 들리는 말에 하려던 말이 들어가기도 했다.
“뭐 하나 알려줄게요.”
“네”
정광호 대리가 옆 자리에 앉는 사이에,
책상에 올려 두었던 수첩과 펜을 챙겼다.
적을 준비를 마치고 나자 정광호 대리가 설명을 시작했다.
“내 자랑은 아닌데, 저는 안 배웠는데도 그냥 했거든요? 이렇게 하면 되겠다 싶어서”
“아.. 네”
“전 현장에서 일했던 기간이 있어서 어느 정도 알았거든요.”
“전에요?”
“네. 여기 오기 전에”
“아..”
자랑 반, 설명 반을 들으면서 설명을 적었다.
적다 보면 빠르게 흐르는 말을 놓치기도 했다.
그럴 때는 다시 알려줄 수 있냐고 물으면서 설명을 따라 적었다.
“해봐요.”
“넵”
알려준 대로 다시 하려고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옆 자리에 앉아있는 정광호 대리가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신경이 쓰여서 어깨너머로 힐끔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왜요? 부담스러워요?”
“음.. 살짝이요?”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쳐다본다고 쳐다봤지만, 불편함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허”
기가 찬 듯이 내뱉는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적어 놓은 대로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앉아있던 정광호 대리가 조금 더 지켜보다가 자리를 뜨는 게 느껴졌다.
‘오, 다 했다.’
업무를 완료하고 나서야 모니터에서 시선을 뗐다.
검토를 받아야겠다는 마음에 정광호 대리를 찾기 위해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자리에 앉아있어야 할 사람이 없었다.
‘휴게실에 있나?’ 싶어서 일어나 휴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가가자 몇 명이 서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정광호 대리의 실루엣도 보이는 듯해서 저기에 있겠다는 확신과 함께 발이 빨라졌다.
들어가면서 말을 꺼냈다.
“대리님, 제가 다 해서 확인을..”
모여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조용해지면서 나를 쳐다봤다.
갑자기 확 조용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일 보내요. 해봤죠?”
“아.. 네”
옆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낯선 걸 보니, 다른 팀인 게 분명했다.
쳐다보는 눈초리에서 약간이 경계가 섞여있는 게 보였다.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뒤돌아 회의실을 나왔다.
‘아직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네’라는 생각과 함께 자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