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 23화

침묵 속 균열

by 동그리

눈을 꽉 감았다가 뜨는 사이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열리자마자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빠르게 식판에 음식을 담고 먼저 올라간 팀원들이 어디에 앉아있는지 둘러봤다.

창 근처에 일렬로 앉아서 먹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앉았다.

다른 팀원들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마시다시피 밥을 먹었다.

앉은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구내식당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 위해서 서있는데 자연스럽게 줄이 나뉘었다.

오른쪽에는 과, 차장님들이었고, 왼쪽 줄에는 대리님들이었다.

잠깐 고민을 하다가 왼쪽으로 슬금슬금 이동했다.


먼저 도착한 오른쪽 엘리베이터에 과, 차장님들이 타고 내려갔다.

잠깐 발을 움직였다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아서 다시 발을 멈췄다.

이어서 왼쪽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뒤에 발을 옮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카페를 갈 거라고 생각해 1층 버튼을 눌렀다.


“거기 말고.”

“네?”

“지하 3층이요. 오늘 차 타고 갈 거예요.”

“아.. 네, 알겠습니다.”


정광호 대리가 차키를 보여주며 턱으로 지하를 가리켰다.

‘이 거리를 차를 타고 간다고?’라는 생각에 살짝 망설였다가,

‘걸어가면 좀 덥긴 하지’라면서 손가락에 확신을 담아 버튼을 눌렀다.


“광호 씨, 차 바꾼 지 얼마 안 됐죠?”

“차 사고 나고 바꾼 거라 한 1년 지났죠.”


김명찬 대리와 정광호 대리가 주고받는 말을 들으며 지하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내리고 차로 가는 중에 정광호 대리가 말을 걸어왔다.


“제 차 처음 타보죠?”

“네. 처음이에요.”


“원래 제 차 아니었는데 받은 차예요.”

“아.. 정말요?”


“형이 타던 차예요.”

“오, 좋겠는데요?”


“부모님이 주신 거 막 몰다가 많이 몰았다고 저 준거예요. 아버지가… 아 제가 아버지 이야기 했었나요?”

“아니요?”


"네오큐브에서 30년 근무하시다가 작년에 은퇴하셨거든요? 그때 이 차를 ~”

“아, 네. 대단하시네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가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차 앞에 와있었다.


“외제차”


라고 말하며 뿌듯한 표정으로 정광호 대리가 차 키를 눌러 문을 열었다.

김명찬 대리가 “맞아요.” 라며 좋겠다는 말과 함께 조수석 쪽으로 걸어갔다.


차를 보자 ‘외제차? 조그맣네. 근데 저게 어디 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처음 보는 로고가 달려있었다.

‘익숙한 로고가 아닌 거 보니까 외제차 맞구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뒷좌석 문을 열어 차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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