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 32화

침묵 속 균열

by 동그리

비상등을 켜자 겨우 끼어들 수 있었다.


“오. 끼어들었어요!”

“잘했어요.”


기뻐하며 옆을 돌아보며 이야기하자, 엄지를 세우고 있는 강정국 차장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앞에 봐요.”

“네. 되게 기쁘네요.”


켜져 있는 비상등을 끄면서 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민 씨, 따로 팀원들이랑 자리 한 적 있어요?”

“자리요?”


“저녁이나 술이요.”

“한, 두 번 정도요?”

“그래요?”


의외의 대답이었는지, 강정국 차장이 살짝 놀라며 물어보았다.


“누구랑요?”

“아.. 정인영 대리님이랑 이동윤 대리님이랑요.”


과하게 숨길 것까지 없었지만,

왜 인지 비밀로 해야 하는데 말하고 있는 건가 싶은 마음에 목소리가 작아졌다.


“무슨 이야기했어요?”

“별 이야기는 안 했었긴 하는데요.

회사 이야기는 조금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 했었어요.”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안 했어요?”

“어... 거의 안 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대답을 할 때까지 물어볼 듯한 느낌에

최대한 좋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억 속을 되짚었다.


“아! 최원재 부장님이 되게 엄청나신 분이라고 하신 이야기를 들었어요.

자리 옆에 있는 것 중에 부장님이 만드신 게 많다고 해서 엄청 놀랐어요.”


대답을 들은 강정국 차장이 맞다고 하면서 배경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연이은 설명이 귀에 들렸지만,

도로를 보고 있는 눈과 핸들을 꽉 쥔 손을 타고 설명이 다른 쪽 귀로 흘러나갔다.


“저에 대한 이야기는 안 했어요?”

“차장님이요?”


옆에서 쳐다보는 강한 눈초리에 어떻게든 이야기를 쥐어 짜냈다.


“차장님은.. 음.. 차장님은.. 차장님도 일 되게 많이 하시고... 엄청 나시다고요...?"


이야기의 주제로 언급된 적이 없어서 대답하는 목소리가 더 작아졌다.

최대한 좋은 쪽으로 말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음.. 정인영 대리가 원래 다른 사람 이야기 하는 사람은 아니죠.”

“대리님이 팀원 분들이 다 좋으신 분들이라고 하셨어요.”


드디어 회사와 관련된 대화의 주제를 벗어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또 다른 주제가 들려왔다.


“이기호 차장이랑 지민 씨 이야기 많이 하는 거 알아요?”

“저를요..? 어떤 거 때문에요..?”


나를 좋게 보는 팀원들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또 어떤 이야기가 있었던 걸까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저번에 이기호 차장이 근무 한 번 물어본 적 있었죠?”

“근무요?”


“메신저로 근무 물어본 거 기억 안 나요?”

“아! 그때요? 제가 일정 늦게 요청했을 때요?

그때 안된다고 하셔서 ‘안되나 보다’ 하고 알겠다고 했었는데

농담이라고 하면서 반영해 주겠다고 하셨었는데요.”


“그거 가지고 둘이서 이야기 많이 했어요.”

“왜요..?”


“아니 웃기다고요. 저걸 저렇게 순순히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엄청 웃었어요.”

“아 정말요?”


대답을 하면서도 ‘웃긴 건가?’ 싶었다.

‘그냥 받아들였던 건데 다들 안 그러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가

옆 차선에서 끼어드려고 하는 차 덕분에 생각이 머릿속에서 날아갔다.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회식 장소 앞에 거의 도착했다.

검색했을 때와 조금 다른 길로 들어왔더니 유턴을 해야만 가게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 유턴해야 하네”

“유턴할 수 있어요?”

“네. 가능하죠”


깜빡이를 넣고 타이밍을 기다렸다.

몇 번 안 해 봤지만 할 수 있었다.

공터에서 연습한 대로만 하면 문제없었다.


살짝 긴장한 마음이 핸들을 돌리는 손에 나타났다.

뻑뻑한 핸들을 돌리기 위해 힘을 많이 주고 끝까지 돌리며 차를 돌렸다.

“상당히 거칠게 하는데?”라는 강정국 차장의 말이 들렸다.

긴장해서 그런 거라는 말을 굳이 덧붙이지 않고 못 들은 척 운전에만 집중했다.


“도착했습니다!”

“고생했어요.”


아무 일 없이 회식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성공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리조각 3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