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 균열
사내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표창을 봤냐고 조형일 대리가 다른 주제를 꺼냈다.
아직 못 봤다고 대답하자 누가 무슨 상을 받았는지 설명하며 말을 이어갔다.
신주영 대리도 조형일 대리가 말하는 이름을 문서에서 봤다며 손뼉을 치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다 어느새 각자 받았던 표창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흘러갔다.
조형일 대리는 자신이 받은 표창이 소소하다며 신주영 대리가 받았던 표창이 부럽다고 말을 이어갔다.
신주영 대리가 그때 진짜 고생했었던 기억이 나서 이야기에 동참했다.
“넌 받은 거 있어?” 라며 묻는 조형일 대리의 질문에 “음…. 나도 받긴 했어.”라고 짧게 대답을 마무리했다.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말을 하기 망설여졌다.
상을 받은 적 있다는 말을 하자 조형일 대리가 놀라며 핸드폰을 꺼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못 봤었는데? 뭐 받았어?”
“뭐, 표창 그냥 작은 거”
“언제?”
“좀 됐어. 작년이라”
말을 듣자마자 확인하는 듯 핸드폰 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손가락이 보였다.
한상우 대리도 몰랐다면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왔다.
왜 말을 안 했냐고 하는 물음에 “그냥 좀 그랬어”라며 얼버무렸다.
한상우 대리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 그냥 준거지 뭐..
그리고 괜히 나 줘가지고 받아야 하는데 정호준 대리가 못 받아서 좀 그렇더라.
받고 나서 팀에도 뭐 말을 꺼내기가 그렇던데?
그러니까 팀 PM한테 그거 표창이라도 줘야 하는데 “
반쯤 넘게 찬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고 다시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술이 점점 올라와서 그런가 테이블 너머에 앉아있던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민 씨. 이번에 프로젝트해서 상 받은 거 내 덕인 거 알죠?”
“아, 네 차장님. 차장님이 많이 도와주셨죠.
메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있다가 물어봤는데 흔쾌히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말을 건네는 강정국 차장의 말에 입에 넣으려던 숟가락을 멈춘 채로 대답을 건넸다.
“정호준 대리가 뒤에서 말을 하고 다니길래 제가 뭐라고 해놨어요.”
“네?”
“좀 불만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잠깐 이야기하자고 하고 데려가서 혼 좀 내줬어요.
윗사람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라고요. 잘했죠? “
“아.. 전혀 생각 못했었는데 그러셨군요..”
입 근처까지 올라갔던 숟가락을 든 손이 저절로 공깃밥 근처로 내려왔다.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다.
진짜로 정호준 대리가 그렇게 말했을까 싶은 의문도 살짝 올라왔다.
프로젝트를 맡고 고민하다가 실마리를 찾았던 메일이 기억이 났다.
업무를 맡게 된 이유까지도.
작업을 검증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이상한 지점이 보였다.
이대로 두면 이기호 차장이 한 소리할 게 분명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다른 규격의 장비에 적용했다는 걸 정비사 직원과의 통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온 이기호 차장에게 이 내용을 전달하자 나에게 일을 진행해 보라며 맡겼었다.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검색하다 발견했던 메일이 정호준 대리의 메일이었다.
밥 먹던 걸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자,
강정국 차장이 잘 말했으니 걱정 말고 밥을 먹으라며 재촉했다.
“지민 씨가 봤을 때 이번에 진행한 프로젝트 어땠어요? “
“이번에 차장님이 진행하신 거요? 그것도 되게 힘드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멈추고 강정국 차장의 물음에 대답하며
다시 숟가락과 젓가락을 움직였다.
“저는 원래 일 년 계획을 미리 세워놔요. “
“그래서 작년에도 성과 내시고, 올해도 내신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자,
뿌듯한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강정국 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죠. 근데 이기호 차장은 안 그러잖아요. 지민 씨가 봐도 실무는 아니죠? 너무 관리자 마인드야.”
“아.. 차장님이 하시는 업무를 보면 실무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 진행하신 프로젝트도 그렇고요.”
지난번에도 들었던 말이었다.
이번에도 요리조리 피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지민 씨가 보기에도 괜찮았죠?”
“그럼요. 차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