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 7화

침묵 속 균열

by 동그리

민망해져서 잠깐 멈췄더니, 사람들이 앞으로 가있었다.

천천히 다시 발을 옮겼다.

이동윤 대리가 근처로 와서 말을 걸었다.


“지민 씨. 호운대학교 나왔다면서요?”

“네 맞아요.”

“아는 후배들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모른다고 하던데요?”


“다들 절 모를 걸요? 제가 전과했거든요.”

“그래요? 어디였어요?”

“자연대였어요.”

“그래서 몰랐나 보네요.”

“그리고 제가 아싸여가지고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동아리 선배 몇 명 아는 정도요?”

“아~”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스타벅스 앞에 도착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까 에어컨 바람 덕분에 시원해졌다.

걸어오면서 조금 더웠던 느낌이 사라졌다.


“우리 음료 나왔네요”

“아 저건가요?”


자연스럽게 음료가 나오는 곳 옆에 놓인 빨대와 캐리어를 챙겼다.

음료마다 캐리어를 끼우고 빨대를 꽂아서 차례대로 나눠주었다.


“잘 마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동윤 씨 내가 사야 하는데 왜 샀어요. 고마워요 다음에 내가 살게요.”


빨대를 물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음 역시.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지’


원두의 탄 맛이 느껴졌다.

다시 나와서 회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강명호 과장이 말을 걸어왔다.


“지민 씨. 동기 있죠?”

“네. 같은 지역에 동기는 한 명 있어요.”


“그런데 안 친하다던데?”

“아.. 이제 친해지고 있어요”


“한 한 달 같이 있었나요?”

“네. 그 정도 같이 있었어요”


어색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안 친한 게 소문이 났다니. 그게 남들 눈에도 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자리에 앉았다.

앉아서 업무를 하는 팀원들 사이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자리가 너무 오픈되어 있었기 때문에 핸드폰을 할 순 없었다.


사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클릭하기 시작했다.

HR 자료도 보고, 공지사항도 괜히 읽어보았다.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냥 마우스 스크롤을 하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가고,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또다시 회의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갔다.

귀에 들리는 말들이 다른 귀로 바로 나오는 느낌을 느끼며 회의를 들었다.


“지민 씨. 회의에 참여한 소감이 어때?”


이종민 부장이 갑자기 나를 지목해서 소감을 말하라고 했다.

회의실 책상에 시선을 두고 있다가 갑자기 내 이름이 불리자 살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팀원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깐 망설이다가 말을 했다.


“처음 회의에 참석했는데, 이렇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회의에 더 참여하고 싶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뱉었다.

우선 아무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뱉은 말은 형편없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래. 지금 들은 말들이 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열심히 해.”


이종민 부장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고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자리에 돌아와 책상 옆에 올려두었던 가방을 메고 드디어 퇴근 인사를 건넸다.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회사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데 진이 다 빠진 것 같았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유리창에 머리를 기댔다.

유리창 너머로 노을이 보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리조각 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