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전— 흙에서 왔기에》

서하 공모전 응모작

by 신아르케

나의 이름은 먼지다.
나는 바람의 방향조차 알지 못한 채, 누군가의 손길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한 채 세상에 흘러들었다.
누구도 나의 탄생을 축복하지 않았고, 나조차 나의 존재를 감당할 수 없었다.

준비되지 않은 두 사람의 어설픈 사랑에서 비롯된 삶.
나는 사랑받기보다 외면받는 쪽에 가까웠고, 관심보다는 무관심 속에서 자랐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 나는 언제나 불청객이었고, 미세 먼지처럼 존재 자체가 꺼려지는 존재였다.

내 이름은 어느새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나의 가난, 나의 외모, 나의 배경은
다른 이들이 나를 재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나는 점점 스스로를 혐오하게 되었고, 나를 둘러싼 외부의 말들이 나의 진짜 정체인 줄 착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떠돌던 발걸음이 이끌린 곳은 새벽의 작은 교회였다.
그곳에서 목사님은 창세기 3장 19절을 설교하고 계셨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그 말씀은 내 안의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결국은 먼지로 돌아가는 운명이라면, 나 또한 결코 예외가 아니라면,
나는 왜 나 자신을 하찮게 여겼을까?

그 깨달음은 내게 처음으로 자유를 허락해 주었다.
겉으로 보이는 내 모습이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세상이 부여한 나의 값어치가 진짜 나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나를 스스로 정의하기로 결심했다.
즉자존재로 던져진 나의 현실이 아니라,
의지와 선택으로 새롭게 빚어가는 대자로서의 나로 살아가기로.

물론 변화는 쉽지 않았다.
나는 늦은 나이에 책을 다시 펼쳤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검정고시를 준비해 스스로 배움의 문을 열었다.
작고 왜소한 몸을 단련했고, 상처 입은 내 마음을 고치려 애썼다.

무엇보다, 나처럼 약한 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늘 주변을 살피고, 가능한 한 다정하게 대하며,
작은 교회에서 신앙을 지키고자 매주 새벽마다 무릎 꿇었다.

그러한 나의 모습을 진심으로 알아봐 준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먼지 같은 내 삶을 사랑했고,
우리는 부부가 되었고 두 딸의 부모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평범하다.
도자기를 빚는 손은 투박하고, 작업실엔 흙냄새가 가득하지만
내가 만든 그릇은 사람들의 식탁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먼지 같은 존재로 태어나
이제는 먼지를 다루는 손으로 세상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
먼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며,
나의 손끝에서 형태를 얻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이방인을 향한 우리의 시선 — 한국인의 기억과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