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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by 신아르케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하나의 준칙을 세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기준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 견고해졌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말이 아니라, 시간이 증명한 행동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외모, 첫인상, 말투 같은 겉으로 드러난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생 경험이 많아질수록 작은 단서만으로도 직관적인 추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순간적 판단일 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진정으로 알려주지는 못한다.

나는 특히 그 사람의 말만으로는 신뢰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아름답고 정의로운 언어로 자신을 포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반드시 드러난다. 따라서 나의 기준은 언제나 오랜 시간에 걸쳐 드러나는 일관된 삶의 태도다.

첫인상은 무뚝뚝할 수 있고, 때로는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그 사람을 단정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성실한가, 맡겨진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가, 그리고 언행이 일치하는가이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그 사람의 정직함과 투명함이 드러난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밝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기회주의적이고 상황에 따라 쉽게 태도를 바꾸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처음엔 차갑게 느껴져도 시간이 지날수록 믿음직하게 드러나는 사람도 있다. 더 나아가 불의한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는 그 사람의 용기와 인격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순간이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1년은 지켜본다. 시간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는 평가는 섣부르고, 진정성 없는 판단이 되기 쉽다. 결국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시간의 벽’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시간이란 가장 공정한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이 원칙을 붙잡고, 성실함과 정직함, 그리고 일관된 삶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사람을 존중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 평가의 기준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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