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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펑크를 좋아하던 우라하라의 마당발

UNDERCOVER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오늘은 펑크와 패션을 사랑하던 우라하라 스트릿의 마당발 ‘준 타카하시’의 언더커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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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때부터 운명인 것처럼 실크, 레이스, 자수등을 수철 하던 직물제조의 고장인 키류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소재들과 패턴들에 익숙해졌으며, 음악 쪽으로는 펑크, 특히나 섹스 피스톨즈를 아주 좋아하는 청년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의 영향이었는지 그는 패션 학교인 문화복장학원으로 진학하게 되었고, 여기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인연인 우라하라 스트릿의 영원한 파트너 ‘나가로 도모아키’ (니고)를 만나게 됩니다. 음악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둘은 빠른 속도로 친해지게 되었고, 학교에서 언더커버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로고를 프린팅 한 티셔츠를 만들어 팔게 되었는데요. 이것이 언더커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IMG_8190.jpeg <언더커버의 그래픽 프린팅 티셔츠>


학교에서 만들어 팔던 이 언더커버가 브랜드로써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건 바로 우라하라 스트릿의 거장 ‘후지와라 히로시’의 도움이 있었는데요. 잡지사에 취직했던 니고와 친하게 지내던 선배 히로시의 도움으로 NEWHERE 편집샵을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고, 니고는 베이프, 타카하시는 언더커버를 론칭하여 편집샵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일본 내에서의 인기도 아주 많았지만 우연한 기회로 퍼렐 윌리엄스와 친분을 가지게 된 니고는 해외로도 베이프가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때 타카하시는 일본 내에서 히로시와 AFFA ( Anarchy Forever Forever Anarchy)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카를 마르크스, 이오시프 스탈린, 체 게바라 같은 역사 문화적 인물들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프린팅 하여 판매하게 되었는데 당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며 정기적인 시즌으로 발매하지 않던 AFFA 매장 앞에는 발매 시기를 예측해 언제 판매를 시작할지 모르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였죠. 이게 오늘날 오픈런 캠핑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타카하시가 언더커버를 본격적으로 론칭하게 되고 히로시가 프라그먼트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2005년 AFFA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IMG_8168.jpeg < AFFA 룩북>


타카하시가 언더커버 브랜드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는 많은 디자이너들의 영향이 있었는데요. 천 번째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언더커버의 바탕이 되는 요소는 바로 어렸을 적부터 좋아하던 펑크 그다음은 꼼데가르송의 카와쿠보 레이인데요. 패션 업계에 들어오면서 카와쿠보 레이의 패션쇼를 방문했던 타카하시는 그녀의 컬렉션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이날부터 카와쿠보 레이의 열렬한 팬이 되었죠. 그다음은 이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더 솔로이스트의 타카히로 미야시타입니다. 이름도 비슷한 두 사람이지만 펑크 음악을 좋아하는 것 또한 비슷해서 둘은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는 좋은 친구로 남아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마틴 마르지엘라인데요. 마르지엘라 또한 카와쿠보 레이, 이세이미 야케 등 일본의 아방가르드 패션에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로 타카하시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옷에 점점 깊게 빠져들게 되고 나서는 마르지엘라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죠. 이렇게 펑크를 기반으로 카와쿠보레이와 마틴 마르지엘라 그리고 타카히로 미야시타 그 중간지점의 언더커버만의 색깔을 만들었습니다.


IMG_8179.jpeg <펑크 한 느낌의 언더커버 컬렉션>


많은 인연들이 있지만 타카하시가 열렬한 팬이었던 카와쿠보 레이와의 인연은 언더커버의 성장에 특별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했던 언더커버의 패션쇼에 방문한 카와쿠보 레이는 언더커버의 옷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하며 가장 처음으로 재킷을 구매하게 됩니다. 이때 열렬한 팬이었던 타카하시는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카와쿠보 레이에게 신발을 선물하게 되는데요. 연하남의 선물은 언제나 설레는 걸까요? 파리 패션계와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던 카와쿠보 레이의 입김 때문인지 타카하시의 실력이 너무 좋아서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연하남의 선물은 브랜드의 파리 패션쇼 진출을 만들어냅니다. 카와쿠보의 입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기회를 잡을 수 없는 법이죠. 하지만 타카하시는 보란 듯이 파리의 패션시장을 단숨에 매료시켰고, 언더커버는 세계 패션 시장에 중요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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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주제로한 유니클로와의 협업과 GU 와의 협업>

패션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언더커버와 준 타카하시는 많은 협업들을 하게 되는데요. 그중 하나는 바로 거절할 수 없었던 유니클로와의 협업입니다. 거절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준 타카하시의 아내이자 두 자녀의 엄마인 유니클로 아동복 디자이너 ‘모리시타 리코’의 제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협업을 시작으로 높은 금액대의 언더커버의 상품을 유니클로, GU 와의 협업으로 저렴한 금액대에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언더커버는 젊은 소비층에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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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178.jpeg <슈프림, 챔피언, 닥터마틴 협업>


이러한 스파브랜드와의 협업 이외에도 언더커버는 다양한 협응을 진행했는데요. 나이키와는 준타카하시가 협업하여 프리미엄 러닝 라인인 가쿠소를 론칭하고 언더커버와 별도의 의류와 신발들을 협업, 슈프림, 프라그먼트, 도요타, 노스페이스, 챔피언까지 스트릿에서 아웃도어 그리고 차까지 많은 협업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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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170.jpeg <나이키 가쿠소 라인>

이러한 협업들로 준 타카하시의 뿌리 같은 우라하라 스트릿의 무드들을 가져가면서 언더커버 자체로는 매년 패션쇼에 오르며 펑크를 기반으로 한 아방가르드 하면서도 다양한 레이어의 의류들을 론칭하게 되죠. 이렇게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버린 언더커버와 준 타카하시 앞으로의 활발한 활동과 협업들을 기대하면서 오늘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



[요마카세] 일요일 : 일단 사볼까?

작가 : 인정

소개 : 옷 파는 일로 돈 벌어서 옷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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