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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음악, got the POWER!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작년에 요가하는 친구와 함께 시도해본 Disco Yoga 프로젝트. 늘 명상음악과 함께하는 요가와는 다르게 테크노/하우스 음악에 요가를 한다. 음악의 흐름에 따라 요가 플로우를 이어가다보면 오로지 내 몸과 마음의 흐름에 집중할 수 있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순간, 어떤 감정, 장면, 기억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여름 해변에 누워 있으면 The Beach Boys - Surfin’ U.S.A 같은 곡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고, Coldplay - Viva La Vida를 들으면 웅장하면서도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자체로 에너지원이 되는 음악이 있는거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음악이 가진 구조와 심리적 작용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장조(Major)와 단조(Minor)를 예로 들면, 장조는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고, 단조는 어딘가 서늘하거나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같은 멜로디라도 키가 달라지면 곡의 분위기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음악은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내 감정을 더 선명하게 인식하게 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음악 심리 치료처럼, 음악이 감정에 작용하는 힘을 활용하는 분야도 존재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소리에 굉장히 예민한 편이었다. (사실 냄새, 피부에 닿는 감촉도 마찬가지지만ㅎㅎ) 작은 진동음이나 날카로운 소리에도 쉽게 반응하고, 컨디션에 따라 피곤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도 금방 귀에 들어온다. 그래서일까, 어떤 공간의 사운드나 톤, 밸런스에 민감해졌고, 감정과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고르는 감각도 자연스럽게 자라났다.


예전엔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들을 골라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공유하고, 하우스 파티에선 스피커 옆에 서서 다음곡을 고르곤 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늘 해보고 싶었던 디제잉을 시작했다. 이제는 선곡과 믹싱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고,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이제 선곡을 넘어서, 내가 느끼는 미묘한 감각들(공간의 에너지, 사람들 표정, 흐름의 템포 등)을 사운드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음악으로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One day :)


[요마카세] 금요일 : 오늘밤 나가 놀고 싶어지는걸?

작가 : DJ Jinnychoo

소개 : 듣다 보니 틀고 있고 틀다 보니 어느새 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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