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남녀노소 어른 아이를 불문하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몸이 절로 움직인다.
가족들도 내가 요즘 디제잉을 하고 작곡하는 걸 알고 있다. 부모님에게는 내가 트는 테크하우스 장르가 낯설고, 생전 처음 들어보시는 음악일 것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들려드리고 싶어 유튜브 영상으로 업로드되면 보내드리곤 한다. 얼마 전 이태원 SCR에서 튼 믹셋이 유튜브로 업로드되어 가족 채팅방에 공유했다. 그리고 한참 뒤, 엄마에게서 도착한 메시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을 준비했네, 멋지다! 암튼 들썩들썩하면서 저녁 준비 했어”
그 어떤 피드백보다 날 행복하게 만든 엄마의 한마디였다. 내 믹셋에 엄마의 엉덩이가 들썩였다니..! 믿기지 않으면서도, 너무 기뻤다.
그 순간 문득 확신이 들었다.
‘나는 모두를 춤추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DJ가 되고 싶다.’
한밤중의 클럽에서만이 아니라, 아침 커피를 내리며 부엌에서도, 해질 무렵 공원을 산책할 때도, 누구든, 어디서든, 내 음악이 흐르면 절로 고개가 까딱이고, 어깨가 흔들리고, 비트에 맞춰 발걸음을 내딛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순간을 만들고 싶다.
요즘은 작곡을 배우고 있는데, 며칠 전엔 자다가 화장실 가려고 깼다가 갑자기 잠이 깨면서 배운 걸 실습해보고 싶어 컴퓨터를 켜고 음악을 만지다 밤을 새 버렸다. 이 얘기를 엄마에게 했더니 돌아온 답변.
“학교 다닐 때 그랬으면 지금 저기 높은데 가 있었을 텐데ㅎㅎ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자꾸 하고 싶지? 잘했어 :)”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정말 값진 일이다. 앞으로의 미래가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주변에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내 열정이 계속 살아 있는 한, 계속해보려고 한다.
엄마의 들썩임에서 시작된 이 마음, 계속 음악으로 이어가고 싶다!
[요마카세] 금요일 : 오늘밤 나가 놀고 싶어지는걸?
작가 : DJ Jinnychoo
소개 : 듣다 보니 틀고 있고 틀다 보니 어느새 디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