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아보카도는 내게 늘 ‘비싼 과일’이었다. 샐러드나 스시 위에 살짝 올라간 걸 맛보며 감질나는 기분이 들곤 했고, 가격도 꽤 나가는 데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잘 몰라서 일상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과일이었다. 어쩐지 고급스럽고 멀게 느껴졌달까.
그런 아보카도에 완전히 빠지게 된 건, 의외로 호치민에서 마셨던 아보카도 커피덕분이었다.
처음 들었을 땐 “아보카도… 커피?”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친구가 “아보카도 커피 마시러 갈래?” 하고 물었을 때, 나는 반사적으로 “뭐? 진짜 아보카도에 커피 넣은 거야? 아니면 상호명이야?” 하고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찾아간 카페에서 처음 본 아보카도 커피는 생각보다 익숙한 비주얼이었다. 마치 말차 라떼에 샷을 추가한 듯, 아니면 녹차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시럽을 뿌린 것 같은 느낌. 한 입 마시는 순간, 부드럽고 진한 아보카도와 쌉싸름한 에스프레소가 어우러져 생각지도 못한 조화로운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이게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 뒤로 몇 달 동안은 카페를 가면 늘 아보카도 커피만 주문했을 정도다. 가격도 착했다. 베트남에서는 아보카도가 망고만큼이나 저렴해서, 부담 없이 자주 사 먹을 수 있었다.
아보카도는 베트남에서는 식사보다는 주로 간식처럼 즐겨 먹는다. 스무디로 만들어 마시거나, 잘 익은 과육을 컵에 담고 연유나 우유를 넣어 숟가락으로 떠먹는 식이다. 마트에 가면 아보카도 품종도 참 다양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둥근 형태의 아보카도부터, 애호박처럼 길쭉하게 생긴 아보카도까지 있었다.
직장 동료들 중 몇 명은 집에서 유기농 아보카도를 직접 재배했는데, 계절마다 한 박스씩 나눠주기도 했다. 그렇게 직접 키운 과일을 기꺼이 나누는 걸 보면, 베트남에도 우리네 ‘정’과 비슷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친했던 동료, 마이가 종종 보내주던 아보카도가 지금도 그립다. 그 따뜻한 마음과 함께 아보카도 커피의 향과 맛이 자꾸 떠오른다.
[요마카세] 토요일 :색도 맛도 화려한 열대과일들
작가 : 열대과일러버
소개 : 열대과일 직접 맛보고 즐기고 그립니다 (But 여름h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