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수경이 필요없다고?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휘이익—

짧고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수영장의 공기를 가르며 울려퍼졌다.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과 함께 수영 강사님의 동작을 바라보며 일제히 몸을 풀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몸을 일으켜 나왔지만, 막상 이 새벽에 수영장에 와 있다는 게 이상하게 기분 좋았다.

수영은 역시, 새벽 첫 타임이 제일이다.


오늘은 수영장바닥에 걸터앉아 발차기를 배웠다.

반복되는 동작인 발차기를 계속 하다보니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에 스쳤는데, 처음 수영 용품을 사러 갔던 때가 생각이 났다.


첫 수영장 신규 회원 이용 안내 설명서에 적힌대로 수모, 수영복, 물안경을 차례대로 샀었는데


마치 뭐랄까


초등학생일 무렵 전세계가 열광했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해리포터가 해그리드와 함께 다이애건앨리로 가, 호그와트에 입학하기전 입학 준비물을 사러가는 한 장면처럼 설레이는 마음으로 골랐달까


그런 설레이는 마음으로 골랐는데 사실상 수경은 별로 필요도 없다니

물속은 커녕 물밖에 걸터 앉아 주구장창 발차기만 계속했다.


‘이러다가 물안경 안써서 이끼끼는 거 아냐? 저번에 잠깐 썼을 때 뭔가 뿌옇더니’

라는 생각으로 물안경을 유심히 바라보니 렌즈 표면에 붙어있는 보호필름이 제거가 안되어있었다.


어쩐지 뿌옇더라

어쩌다 보호필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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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마카세] 월요일 : 어쩌다 수영

작가: 도니

소개 :

무언가 하나를 진득하게 못 하던 나.

그런데, 진득하게 하게 된 무언가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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