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호흡에 대하여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호흡(呼吸)


‘숨을 들이마시고 내쉼’을 뜻하는 이 단어는 단순한 생리 작용을 넘어, 우리가 살아 있다는 가장 근원적인 증거다.


우리가 세상에 처음 태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도 바로 이 ‘호흡’이다.


막 태어난 아기는 첫 숨을 들이쉬며 이 세상에 존재를 알린다.


엄마 뱃속에서 쭈그린 채 양수로 가득 찼던 폐는, 태어나는 순간 처음으로 공기를 받아들이며 팽창해야 한다.


그 순간, 폐조직의 표면 장력을 이겨내야 하는데, 바로 그 극복의 몸부림이 울음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아기의 첫 울음은 생명을 향한 가장 원초적인 숨의 증거인 것이다.


수영도 마찬가지다.


수영에서도 마찬가지로 호흡은 수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호흡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몸의 회전이 흐트러지고, 물에 뜨는 감각이나 팔, 다리의 스트로크 리듬도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호흡이 무척 거칠게 느껴지고, 또 어떤 날은 참 평온하게 느껴진다.


물속에서는 호흡 하나에도 나의 의식이 스며든다.


한동안 인터넷에서 ‘우울은 수용성’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지만 은근 솔깃하다.


아마도 힘든 시간을 수영으로 버텨내서 그렇게 느껴지나보다.


어쩌면 물속에서의 호흡은 생존을 향한 또 다른 두번째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아기가 처음 세상에 발을 디딜 때처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영이 좋은가보다.


물결은 매번 달라지고, 호흡은 늘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게 흐른다.


물속에서 나는 매번 새로 태어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또다시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마주하고 나 자신과 싸운다.


흔들리더라도 괜찮다.


결국 나를 살게 하는 건 완벽한 숨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숨이라는 걸


물속에서 한 호흡씩 내 삶을 밀고 나가면서,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지치더라도—


결국은 다시 떠오르고, 다시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어쩌다 호흡이다.



[요마카세] 월요일 : 어쩌다 수영

작가: 도니

소개 : 무언가 하나를 진득하게 못 하던 나.

그런데, 진득하게 하게 된 무언가가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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