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눈빛, 그 마음의 조각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손으로 더듬더듬 만져야만 눈코입의 형체를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공간. 그 속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던 것이 있으니, 너의 눈동자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침묵 속, 자꾸만 말을 걸어오는 것도 너의 눈동자였다.


들리지 않는데 들리는 것만 같은 마음의 소리,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 버리는 잊을 수 없는 눈맞춤. 갈 길 잃어 흔들리는 마음에 길이 되어주었던, 별 하나를 품은 듯한 눈빛.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선명하다. 그 때부터 였을지도 모르겠다. 눈빛의 언어를 믿게 된 것이.


여유로운 어느 주말 저녁, 부득이하게 가지 못한 공연 영상이 마침내 업로드 되었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지는 러닝 타임 동안 파워풀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 위트 있는 말센스, 어설프지만 열심히 움직이는 손짓발짓 댄스에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자꾸 훔치고 넋을 빼앗아 간 건 가수의 눈빛이었다. 화려한 무대조명 보다 밝았고, 솔직한 가사보다 더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쩌면 어떤 날의 나를 일으켜 세울지도 모르는 힘을 품고 있는 듯한 눈빛. 그 눈빛에 매료되고 있었다. 이랬던 처음이 아니라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가만보면, 매번 처음인 듯 매료되며 나는 눈빛에 취약한 사람임을 인정하기도 한다.


그래, 눈빛- 그것은 말로 전부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결이다. 무수한 이야기와 감정, 그리고 빛나는 영혼의 조각들을 품은 마음의 세계. 그렇게 생각하니 더더욱 탐났다. 쉽게 닿을 수 없을 만큼 깊을지라도 닿고 싶었고, 흉내 낼 수 없을 테지만, 빼어 닮고 싶었다.


그 사람의 눈빛이 나를 두드렸던 것처럼, 아무 말 없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고 오래도록 기억될 한 줄기 눈빛을 품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언젠가 나도 저런 눈빛을 건넬 수 있을까. 말보다 더 깊고, 시간을 넘어 마음에 닿는 그런 눈빛을, 그런 깊고 넓은 마음의 세계를 가진 사람일 수 있을까?



[요마카세] 화요일: 절찬리 기록중

작가명: 세렌디피티

소개: 쓰고자 하는 마음에 사로 잡히다가, 이제는 쓰고자 하는 마음을 붙잡아 놓질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버렸습니다. 무엇이든, 어찌됐든 계속해서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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