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도 내 딸에게 누구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도대체 ‘좋은 엄마’의 기준은 무엇이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이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우리 엄마다. 사 남매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한평생을 자식들에게 헌신한 사람. 우리 집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맛있는 밥 냄새가 났고, 엄마는 늘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밤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엄마는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릴 땐 엄마의 그런 모습이 집착으로 느껴져 싫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뭉클하고 그리운 장면이다. 그렇다면 ‘좋은 엄마’의 상징은 맛있는 밥과 귀갓길 마중일까?
그다음으로 떠오른 사람은 내 친구 은준이의 어머니다. 평생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셨지만, 은퇴 후엔 세계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신다. 워킹맘이자 자유로운 영혼이셨던 은준이 어머니는 자식들의 삼시 세끼를 챙겨주진 못했지만, 언제나 자식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고 자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응원해 주셨다고 한다. 그 결과 지금의 은준이에게 엄마는 함께 여행하고 데이트하며, 무엇이든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그렇다면 ‘좋은 엄마’의 기준이란 친구처럼 편한 사이일까?
이렇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어머니를 보며 깨달았다. 사랑의 ‘크기’와 ‘방식’은 별개의 문제라는 걸. 사랑의 크기가 작은 부모는 없다. 다만 문제는 언제나 사랑의 방식이다.
문득, 예전에 ‘유 퀴즈’에 출연한 소아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자식을 귀한 손님처럼 대하라.”
귀한 손님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하는 것을 대접하듯이,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 떠날 때가 되면, 머물고 싶어도 보내주어야 한다고.
좋은 부모, ‘좋은 엄마’가 된다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열 배, 아니 백 배는 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엄마’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는 한, 최소한 나쁜 엄마는 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요마카세] 목요일 : 어쩌다 엄마
작가 : 초보맘 비키
소개: 서른다섯에 엄마가 된 초보맘 비키, 자유로운 영혼에서 '엄마'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딸에게 남기는 성장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