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9.~12.15.
12월 9일 월요일
오늘은 이모부께서 시간을 내어서 오셨다. (이모부 차로) 법당에 가서 기도하고 읍내에 가서 약도 짓고, 서방님 링거도 맞으러 가시는 날인데, (읍내로) 가시는 도중에 병원에 안 가신다고 하신다. 속상하고 화가 났다. (그거 한 대 맞으면 기침도 덜하고 잠도 잘 주무시는데...) 또다시 말씀을 드려서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진찰하시고 링거도 맞으셨다. 의사 선생님은 너무 기운이 없으시다고 하셨다. (그래도) 주사도 잘 맞고, 나는 물리치료를 받았다.
시장에 가니 살 것도 만만치 않아 더덕 사고, 도라지 사고, 동생도 줄 것이 인삼 한 채, 더덕 1Kg 하고, 차비 십만 원을 주었다. 콩 3Kg. 동생은 도너스 사고, 전기 다마 만 삼 천 원 주었다고 했다. 점심은 갈비탕을 먹고 와서, 이모부는 집으로 갔다.
시간이 조금 있어 오후에는 조금 쉬었다. 저녁은 대충 먹었다. 확실히 병원을 다녀오시면 조금은 좋아 보이신다.
12월 10일 화요일
오늘도 고모가 없어서 뒷집에서 (법당에) 데려다주셨다. 기도를 하고 큰방으로 가려고 나왔더니 문이 열을 받아서 안 열렸다. 할 수 없이 뒷집을 또 불렀다. 쉬는 날이어서 법당 신도인 동생이 (절에 왔다가 문이 안 열려서) 우리 집으로 와서 라면을 삶아 먹었다. 동생 카드가 도착해서 기름값을 주려고 면으로 갔다. 오십오만 원을 주고 농협에서 오십만 원, 아빠 통장 오십만 원, 친구들 계에 십만 원을 주고, 아빠 삼십만 원을 주고, 기름값 이십오만 원, 고모 기도 갈 때 차비 하시라고 십만 원을 채우고 정리하고, 나머지는 두었다.
절 동생이 땅콩을 조금 까주었다.
(서방님) 저녁에는 채너물(무생채)에 (밥을) 비벼서 조금 드셨습니다.
12월 11일 수요일
오늘도 뒷집에서 (법당에) 데려다주셨다. 법당에 불을 켜서 따뜻했다. 방문부터 열고 보일러를 켰다. 기도를 마치고 큰방으로 왔다. 조금 있다가 점심을 찾아 먹었다. 또 (우리 집으로 돌아) 올 걱정이 된다.
옆집 애기네 엄마한테 문자를 했더니, 3시에 와서 (우리를) 집으로 모셔다 주고 갔다. 집에 오니 좋기도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나... 하지만 날씨는 춥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은자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 항상 은자네 서방님 술 때문에 걱정하고 넋두리하다 갔다.
저녁은 누룽지를 만들었는데 식사를 조금 잡수시고 안 드셨다. 왠지 (나도) 배가 자꾸만 아퍼서 약을 먹어도 잘 안 듣는다.
(아침에) 추울 것 같아서 법당에 불을 넣었었다고, 옆집 애기 엄마가 말했다.
고마웠다.
12월 12일 목요일
오늘은 고모가 오셨다. 마음이 편안했다. 법당에 불을 켜놓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기도를 하고 나오니 힘들을 텐데, 묵밥을 준비해서 맛있게 먹었다. 항상 미안하고 고마웠다.
(울산) 기도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좋았다고 했다. 차 타는 것만 힘들지 가면, 너무나 좋다고 했다. 가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 수영을 하지 않고 목욕만 하고 왔다.
고기를 먹고 가라고 해서 저녁을 먹고, 고모부가 데려다주셨다. 서방님은 고기 3점에 떡 하나 드시고 안 드셨다.
12월 13일 금요일
오늘은 큰딸 회사 옮기는 소식을 막내가 전화로 전해 주었다. 서울까지 옮긴다고 하니 큰일이었다. 모든 게 맞지를 않아서 멀리 안 보내 보았는데 큰일이다. 고모는 큰 데로 가면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 탓인지 서방님 몸이 더 안 좋아지셨다.
어지럽고 힘도 없어 보이신다.
고모가 얼른 점심을 주셔서 식사를 하고 나시니 조금 좋아지셨다. 오늘은 오랜만에 수영을 갔다. 조금 있다 보니 눈이 펑펑 내렸다. 고모는 내일 다른 절에 (일손 도우러) 간다고 우리를 데려다주고, 바로 본가로 갔다.
서방님 몸을 닦아 드렸다. 옷을 갈아입으셨다.
자꾸만 배도 아프다고 하시고, 힘들어하시니 걱정입니다.
12월 14일 토요일
오늘은 주말이어서 딸들이 왔다.
새끼들이 오면 든든하다.
춥다고 전기난로를 사가지고 왔다. 말만 하면 부모가 뭔지 아깝다 생각도 없이..
고맙고 감사하다.
유별난 딸들이다.
고모가 김치찌개를 해놓아서 점심도 먹고, (김치찌개도 싸서) 가지고 갔다. 딸들이 (법당과 큰 방) 청소를 해놓고 가니 마음이 놓였다.
(우리)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옛날 생각을 많이 했다. 막내가 (아빠 회고록) 글 쓰는데 필요하다 했다. 큰딸이 서울로 발령이 나서 가려고 준비를 한다고 하니, 마음이 허전하고... 우리보다 딸들은 더 허전할 것을 생각하니... 먼 곳으로 처음 떠나가니 큰일이다. 고모가 같이 (서울에) 가서 방도 보아준다 하니 너무 감사했다. (고모가 다른 절 일손을 돕고 와서) 떡이랑 가지고 왔다.
날씨가 춥고 눈이 오니 서방님은 몸 상태가 더 안 좋으시다.
부부 계를 하는 날인데 (서방님 몸이 안 좋으셔서) 돈만 주었다. 안 좋으셔서...
12월 15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많이 오고 또 왔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뒷집에서 길을 내주었다. 고마웠다. 개 밥을 주고 다기 물을 올리고 들어왔다. 정님 씨가 김부각을 만들어서 가지고 왔다. 조금이라도 가져다주면 (서방님이) 식사를 조금 더 하시려나 하고 가지고 온다. (정님이네 부부가) 커피를 마시고 놀다 갔다.
눈이 많이 와서 고모도 안 오시고, 고모부가 일하려고 가셨다가 돌아오셨다. 고모도 못 오고 날씨가 그래서 (법당에 불공 올리는 일을) 하루 쉬었다.
밤으로 잠을 못 자니 피곤하다.
낮잠을 자려고 했더니 조금 자고 일어났다.
저녁을 일찍 먹고 쉬었다.
날씨가 푹하니 눈은 다 녹았다.
날씨 탓인지 서방님은 안 좋으셨다.
화장실도 (처음으로 방에서) 보셨다.
<딸 편집자 曰>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계모임은 ‘부부동반 계’이다. 젊은 시절부터 이 분들과는 제주도 여행도 가고, 국내 여행도... 어디든 즐겁게 다녀오셨다. 술자리나 노름도 싫어하고, 불쾌한 농담도 싫어하시는 우리 아버지 입맛에 유일하게 맞는 ‘건조한 술자리’여서, 참 좋아하셨다. 지난번 계 모임 때도 못 가셔서 엄청 서운해하셨기에, 이번 계모임은 주말이라 우리가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전날까지도 엄마도 아빠도 들떠 계셨다. 오랜만에 참석할 수 있어서 좋아하셨는데...
어제 오후에 아버지가 고모댁에서 화장실을 잘 못 보셨던가 보다. 그 뒷수습을 고모부가 하시고. 자존심 강한 분이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 손을 빌린 것이 참 많이 불편하셨던가 보다. 그래서 혹시라도 부부계에서 실수를 하실까 봐 “안 가!”를 강경하게 외치셨다. 집에 가서 설득도 해봤지만, 한사코 거부하셨다. 워낙 성품이 완강하신 것을 알기에, 기분 상하시지 않게 최선을 다해 풀어 드렸다. 고모 집에 고모부는 안 계셔서 조금은 나으신 것 같았다. 일생의 동반자였던 분들을, 본인의 몸상태가 나빠서 못 만나자 많이 울적해하셨다. 이럴 때일수록 딸들의 역할은 웃겨드리기다. 실없는 농담을 픽픽하면서 아버지 입술이 들썩이는 것을 봤다.
마음이 놓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입맛이 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얼마나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되었으면... 계 모임을 거부하실까.... 하루가 다르게 더 좋아질 것을 믿지만, 하루가 다르게 더 힘이 들어 보이신다. 고통을 대신해 줄 수 없어서 따뜻한 물을 드리고, 사탕을 드리고, 잠시 혼절해 계실 때 곁을 지키며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것 말고는,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참.. 맘이 서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