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과 시험의 연관성
매점 주인이 바뀌면서 신상품들이 늘어났다. 매점 덕후인 나에게는 숨 쉴 구멍이 더 생겼다. 말차, 15종의 마카롱, 홍삼 스틱, 직접 타먹는 코코아, 쫀디기, 약과, 만점 엿 등등. 최신상에서 할매니얼 간식까지 풍성해졌다. 어떤 분은 활짝 열린 매점 문으로 보이는 과자만 봐도 행복해진다고 하셨으니, 편의점보다 더 다양한 품목에 우리가 얼마나 설레는지 알만 할 것이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서 애들이 하나둘 '백점만점' 엿을 사 먹기 시작했다. 요즘 애들이 엿을 먹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D-day가 다가올수록 삼삼오오 엿을 입에 물고 왔다.
"엿 사 먹고 오니?"
"네~ 시험 잘 보려고요!"
몇 백 년이 지나도 시험이 주는 중압감은 달라지지 않나 보다. 요즘 애들에게는 내신시험이 수능 이상으로 중요해져서, 어찌 보면 매번 수능시험을 치는 강박을 느끼는 것 같다. 옆에서 과정이 중요하다 타일러도 애들은 내신 결과로 수시를 쓰니, 이 또한 위로가 안 되는 말이고.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이 달라지지 않으니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말해도, 5등급 제로 바뀐 제도에서 평균 '1'을 넘으면 선택지가 확 줄어드니 속 모르는 소리이다. 아주 잔인한 시스템이다. 그러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행운과 기원, 바람, 그리고 사랑'을 담은 백점만점 엿으로라도 힘을 더하는 수밖에... 시험에 엿을 사주는 마음은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을 것이다.
'엿 먹다.'
예전에 선배 선생님께 생생하게 들었던 무즙엿 사건이 생각난다. 입학시험에서 무즙으로 엿을 만들 수 없다는 문제가 나오자, 학부모들이 직접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시위를 했다는... 그 전설을 들었었다. 자식의 앞날을 걱정한 어머니들의 외침!
"엿 먹어라!"
요즘에도 수능 시험장에 자녀를 보내고, 교문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초콜릿이나 꿀 스틱으로 전하던 달콤한 응원이, 2025년에 백점만점 엿으로 다시 돌아왔다.
엿은 죄가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