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함께

이정록의 '시'

by 나노

시 (이정록)


시란 거 말이다

내가 볼 때, 그거

업은 애기 삼 년 찾기다.

업은 애기를 왜 삼 년이나 찾는지

아냐? 세 살은 돼야 엄마를 똑바로 찾거든.

농사도 삼 년은 부쳐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며

이 빠진 옥수수 잠꼬대 소리가 들리지.

시 깜냥이 어깨너머에 납작하니 숨어 있다가

어느 날 너를 엄마! 하고 부를 때까지

그냥 모르쇠하며 같이 사는 겨.

세쌍둥이 네쌍둥이 한꺼번에 둘러업고

젖 준 놈 또 주고 굶긴 놈 또 굶기지 말고.

시답잖았던 녀석이 엄마! 잇몸 내보이면

웃을 때까지.



'업은 애기 삼 년 찾기'

; '업은 애기'와 관련된 대표적인 속담은 "업은 아이 삼 년 찾는다"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오랜 시간 헤매는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표현.

가까운 곳의 소중함을 간과하는 상황에 쓰이며, "등잔 밑이 어둡다"와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오랜 시간을 강조하는 '삼 년'은 실제 기간이 아니라, 아주 오랜 기간을 뜻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문제나 해답을 놓치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 상황에 자주 사용됩니다.

"업은 아기 말도 귀담아들으랬다": 어린아이의 말도 일리가 있으니 소홀히 여기지 말라는 뜻으로, 가까운 사람의 말이나 조언도 신중히 들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업은 애기'와 관련된 속담들은 가까운 곳의 소중함, 가까운 사람의 조언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데 쓰입니다.

<출처: 네이버 AI브리핑>




'시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고심했던 것은 전공수업을 듣던 때였다. '시론'을 수강하는데, 처음으로 '시'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았다. 시는 그저 하고 싶은 말을 응축해서 알집으로 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배울수록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진짜 시인들이 이런 복잡한 전제 조건을 모두 반영해서 글을 쓸까?

어려웠다. 답을 찾지 못하고 그 학기가 끝났다.


3년 후, 중학생을 대상으로 정지용의 '호수'를 처음 가르치며, 이 질문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하... 시는 뭘까?


이정록 시인은 '업은 아이 삼 년 찾는 것'이 시란다. 아주 지척에 심지어 내 몸처럼 밀접한 곳에 답이 있는데, 삼 년을 찾아다니는 것. 그것이 '시'라고. 그러고 보면 어린아이들의 일기는 다 시다. 그 순수하고 거리낌 없는 마음이 곧장 작품이 된다. 그런데 꾸미려 하고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시가 어색해진다. 두꺼운 껍질을 둘러매는 꼴이다. 그러니 시인은 찾아다니지 말란다. 그냥 석 삼 년 모르쇠로 묵묵히 같이 살다 보면 아이가 빵긋 웃어주는, 그런 때가 온다고 한다. 그러니 쩔쩔매면서 업은 아이를 찾지 말고, 저절로, 그저, 느낌대로, 자연스럽게 살란다. 그럼 언젠가 알게 될 거라고.

참 명답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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