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솔직함

김막동 시인의 '남편'

by 나노

남편

-김막동


나무를 때면서

속상한 생각

3년을 때니까 없어지네

허청이 텅 비어브네.



-<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 외 8인, 북극곰



'땔감'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참 아련하게 시상이 잘 드러난 글이다. 시는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 상징으로 툭 던져주는 것이기에.

겨우내 장작을 피우기 위해서 사전에 최소 한 계절은 나무를 해와야 한다. 굵직한 둥거리를 지고 와서, 장작으로 하나 하나 쪼개고, 그 장작이 잘 마르게 켜이 켜이 허청에 쌓아 놓는다. 장작을 쪼개다가 손이 찢어지는 것은 다반사고. 그렇게 말려둔 장작으로 군불을 지필 때면, 어찌나 푹푹 줄어드는지 그 아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막둥 시인은 남편이 해둔 장작을 아끼고 아끼며 땠기에 3년을 버텼을 것이다. 남편이 그립고 보고 싶어서, 장작조차도 아꼈을 시인의 마음이 잘 보인다. 남편의 빈자리보다 더 휑하니 텅 빈 허청을 보면서, 얼마나 막막하고 가슴이 휑 뚫리는 느낌이었을까?

미사여구 없이도 진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 작품이야말로 최고의 시(詩)다.

명작은 화려하지 않다. 기본에 충실하지.

요즘 할머니 시인들의 작품에 푹 빠져있다. 이렇게 솔직하고 강렬할 수가 없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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